금(XAU/USD)은 금요일 유럽장 초반 4,750달러 아래에서 거래되며, 익숙한 박스권(일정 범위 안에서 등락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최신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 가계가 체감하는 물가를 보여주는 지표) 발표를 앞두고 하락 흐름이 크게 이어지지 않았다.
미국 CPI는 3월 물가가 더 올랐을 것으로 예상되며, 유가 상승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3월 17~18일 FOMC(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 의사록에서는 중동발 에너지 가격 충격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상방 위험이 있다며, 당국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압력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이후 호르무즈 해협(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항로) 통항을 중단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긴장 고조 가능성을 언급했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 부담이 커져 달러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고, 이자 수익이 없는 금(무이자 자산)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레바논과의 직접 협상 개시를 지시했으며, 미 국무부 관계자는 협상이 다음 주 워싱턴DC에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이란 회담은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 사이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으로, 달러 강세와 금 하락 폭을 제한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금 가격은 200기간 4시간 SMA(단순이동평균선, 일정 기간 가격의 평균으로 추세를 보는 지표)인 4,883달러 아래에 머물고 있으며, 61.8% 되돌림(피보나치 되돌림, 이전 상승/하락분 중 되돌림 비율로 지지·저항을 추정) 구간과도 가깝다. RSI(상대강도지수, 과열·침체를 보는 지표)는 56 부근, MACD(이동평균 수렴·발산, 추세 강도와 방향을 보는 지표)는 소폭 음(-)의 흐름이다. 저항은 4,908.40달러, 이후 5,131.50달러와 5,415.69달러가 거론된다. 지지는 4,751.70달러, 이후 4,595.00달러, 4,401.11달러, 4,087.71달러다.
박스권 시장에서의 옵션 전략
다만 지정학적 긴장이 금을 지지해 큰 폭의 매도가 나오지 않는 흐름이다. 안전자산 선호(위험이 커질 때 금 등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 수요가 존재해 통화정책 부담과 맞물려 가격이 위아래로 밀고 당기는 구도가 이어질 수 있다.
파생상품(옵션·선물 등 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가치가 움직이는 상품) 투자자 관점에서는 단기적으로 낮은 변동성(가격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상태)에 유리한 전략이 거론된다. 예를 들어 아이언 콘도르(상승·하락 양쪽에 제한된 범위 내 수익을 노리는 옵션 조합)나 숏 스트랭글(콜·풋을 함께 매도해 범위 장세에서 프리미엄을 받는 전략)처럼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을 받는 방식이 가능하다. 다만 행사가(옵션을 사고팔 수 있는 가격)는 최근 지지·저항 구간 바깥에 두는 것이 핵심이다.
다음 방향성은 경제지표의 큰 ‘서프라이즈’(시장 예상과 큰 차이)나 지정학 환경 변화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3주간 강한 지지로 작용한 4,700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약세 흐름이 강화될 수 있다. 반대로 4,850달러 저항을 확실히 넘어설 경우, 금리 부담보다 안전자산 수요가 더 강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