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조치와 정책 신호
백악관은 ‘존스법(Jones Act: 미국 항만 간 운송을 미국 선박·미국 선원 중심으로 제한하는 해운 규정)’을 60일간 한시 면제해, 외국 선박도 미국 항만 사이에서 연료를 운송할 수 있도록 했다. 미 재무부도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추가 조치를 시사했는데, 일부 이란산 원유 물량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거나 ‘전략비축유(Strategic Petroleum Reserve, SPR: 국가가 비상시를 대비해 비축한 원유)’를 활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중동 긴장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사우스파르스(South Pars: 이란·카타르가 공유하는 세계 최대급 해상 가스전) 가스전에 타격을 가한 뒤, 이란이 카타르의 에너지 기반시설을 겨냥해 보복하면서 더 커졌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시설에 대한 공격도 보고되며 공급 차질 위험이 높아졌다.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일본은 에너지 시장 안정을 위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산유국과 협력해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송 안전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중동 산유국 원유가 대규모로 통과하는 핵심 해상 요충지)에서의 위협·공격을 중단하라고 이란에 촉구했다. 라보뱅크는 기반시설 손상, 장기 공급 차질, 미국의 수출 제한 가능성을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지정학적 위험이 ‘위험 프리미엄(불확실성 때문에 가격에 추가로 붙는 가산분)’을 유지시켜 추가 하락을 제한했다.시장 전망 및 매매 전략
2026년 3월 19일 기준 WTI는 배럴당 105.15달러 안팎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말부터 커진 지정학적 위험이 시장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지난해의 존스법 한시 면제와 베네수엘라 제재 일부 완화 같은 공급 확대 조치는 단기 처방에 그쳤고, 중동에서의 공격이 이어지며 가격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주요 에너지 소비국들이 만든 국제기구로, 석유 공급·수요를 분석하고 전망을 내놓는다)의 2026년 3월 최신 보고서는 글로벌 공급이 하루 약 50만 배럴 부족한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는 고유가에 기초 체력을 더해주는 요인이다. 또 전 세계 하루 석유 소비의 20% 이상이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어, 이 ‘초크포인트(chokepoint: 막히면 물류가 크게 흔들리는 병목 구간)’를 둘러싼 위험이 가격에 계속 반영되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옵션 시장의 ‘내재변동성(implied volatility: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가격 변동 예상치)’도 높아졌다. 최근물(근월물) 계약 기준 약 45%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급등에 베팅하는 전략이 유리해질 수 있다. 트레이더는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권리)을 매수하거나, 불콜 스프레드(bull call spread: 행사가격이 다른 콜옵션을 함께 매수·매도해 비용을 줄이고 상승에 베팅하는 전략)를 활용해 공급 차질에 따른 급등 가능성에 대비할 만하다고 봤다. 시장 흐름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처럼, 지정학 뉴스가 단기간에 큰 가격 변동을 만들던 국면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따라서 2026년 4~5월 만기처럼 짧은 만기의 옵션을 활용하면, 장기 방향성에 크게 베팅하지 않으면서도 단기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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