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금요일 유럽장 초반 배럴당 86.60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미국과 이란 간 60일간의 임시 휴전 연장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돼 가격이 밀렸다. 이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 운항이 제한 없이 진행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해당 제안은 이란이 30일 이내에 수로에서 해상 기뢰를 제거하는 내용을 포함하지만, CNN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건을 공식 승인하지 않았다고 전하면서 불확실성은 지속됐다. JD 밴스 부통령은 협상이 “거의” 타결됐지만 “아직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한편, 미국이 여전히 테헤란의 핵 프로그램을 후퇴시킬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ING는 해협 재개방이 단기적으로는 숨통을 틔울 수 있지만, 전면 정상화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전쟁 발발 이후 상류 부문 생산이 감소했으며, 일부 생산자들이 급격한 저장 공간 제약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을 중단(셧인)했기 때문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330만 배럴 감소해 6주 연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감소 폭은 로이터 조사에서 예상된 410만 배럴보다 작아 가격 하방 압력을 키웠다.
휴전 전망, 단기 약세 압력 확대
현재 시장의 관심은 전적으로 미국-이란 휴전 가능성에 쏠려 있으며, 이것이 WTI 가격을 86달러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무제한 운항 가능성은 향후 전망에 상당한 잠재 공급 물량을 다시 반영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 뚜렷한 약세 기울기가 형성됐고, 합의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한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합의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고 대통령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불확실성을 반영해야 한다. 이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가격이 급반등할 수 있는 이분법적(바이너리) 이벤트 리스크를 만든다. CBOE 원유 변동성 지수(OVX)도 이러한 긴장을 반영하며 38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향후 수주 동안 스트래들처럼 큰 가격 변동에서 이익을 얻는 옵션 전략이 합리적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과거 사례, 재고 지표, 포지셔닝 전략
이 같은 패턴은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 협상 국면에서 이미 목격된 바 있다. 최종 합의에 이르기 전 수개월 동안 시장이 이란산 물량의 복귀를 선반영하면서 유가는 완만하지만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러한 역사적 전례는 새 합의가 공식 확인될 경우 풋 매수 등을 통해 추가 하락에 대비하는 포지셔닝 전략을 뒷받침한다.
지난주 330만 배럴에 그친 예상치 하회 재고 감소도 신중한 시각을 강화한다. 이는 5월 하순 기준 5년 평균 감소 폭을 밑돌아,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 초입의 재고 소진이 기대만큼 강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여기에 중국 제조업 PMI가 49.8로 발표돼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한 점까지 더해지며, 글로벌 수요 여건은 미지근해 보인다.
단기 약세 뉴스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가격 하단은 견조할 것으로 판단한다. 상류 생산은 하루아침에 재가동될 수 없기 때문에, 다음 분기 내 진정한 공급 과잉이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따라서 후일 만기 계약에서 행사가 75달러 이하의 외가격(OTM) 풋을 매도해 프리미엄을 확보하는 전략은, 이러한 잠재적 지지 요인을 인정하면서도 수익을 추구하는 신중한 접근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