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는 전 거래일 약 5% 급락한 뒤 수요일 아시아 시간대 배럴당 75.80달러 안팎에서 보합권을 나타냈고, 76.00달러 부근에서 등락했다. 가격은 시장이 금요일 스위스에서 미국-이란 잠정 합의를 예상하면서 완화됐다. 해당 합의는 테헤란에 대한 경제적 인센티브를 해제하고 이란의 원유 수출을 즉각 재개할 수 있게 하는 한편, 협정 발효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통항 안전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키웠다.
다만 해운 및 에너지 흐름 회복의 시점과 지속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으며, 지정학적 여건도 유동적이다. 공급 전망 역시 추가 물량 유입이 글로벌 정유 재고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과, OPEC+의 수출 쿼터 상향 및 분쟁 기간 중 한때 카르텔을 이탈했던 UAE의 산유 증가 가능성이 맞물리며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은 미국 재고가 타이트해지는 흐름과 대비된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830만 배럴 감소했다.
시장 변동성과 잠재적 가격 급등락
WTI가 미국-이란 합의를 앞두고 이미 약 5% 하락한 만큼, 우리는 부정적(약세) 재료의 상당 부분이 이미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본다. 당장의 초점은 변동성으로 옮겨가야 한다. 금요일 서명 과정에서 차질이 발생하거나 이행이 지연될 경우 가격이 급반전할 수 있다. 우리는 일방향 하락보다는 가격 변동 폭 확대에 대비해 포지셔닝하고 있다.
향후 몇 주 동안 ‘소문에 팔고, 사실에 산다(sell the rumor, buy the fact)’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을 예상한다. 2015년 핵합의 이후 이란이 시장에 복귀했을 때도 실제 공급 증가는 즉각적이기보다 점진적이었다. 이란이 현실적으로 글로벌 공급에 하루 약 120만 배럴을 추가할 수 있겠지만, 완전 반영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가능성이 크며, 이 과정에서 지연 보도가 나올 경우 가격 반등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옵션 전략과 상충하는 시장 동인
앞서 언급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이란산 물량의 원활한 복귀에 대한 회의론을 감안할 때, 우리는 큰 가격 변동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옵션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스트래들 또는 스트랭글 매수는 합의가 기대를 상회해 추가 급락이 나오든, 합의가 삐걱거리며 급등하든, 의미 있는 가격 변동에 베팅할 수 있게 해준다. 원유 옵션의 내재변동성은 이번 주 이미 8% 이상 급등해, 시장이 주요 이벤트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는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약세 재료)와 미국 내 수요 신호(강세 재료) 간 충돌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미국 재고 830만 배럴 감소는 의미 있는 수치로, 공급 과잉이 임박했다는 서사와 뚜렷이 대비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는 여름철 견조한 미국 수요를 지속적으로 보여왔으며, 이는 이란 관련 헤드라인이 시사하는 것보다 시장이 더 타이트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