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쇼크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대
이들은 장기 물가 기대(장기간에 걸친 물가상승 예상)가 안정적이면 연준 지도부가 에너지 쇼크를 일시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2차 파급’(에너지 가격 상승이 임금·서비스 가격 등으로 번져 근원 물가를 다시 올리는 현상)이 근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대체로 제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 상황을 2022년과 비교하며 통화·재정정책이 과도하게 느슨한 상태는 아니라고 말했다. 또한 노동시장이 더 이상 극도로 타이트(구인난이 심한 상태)하지 않고, 초과저축(팬데믹 시기 쌓인 여윳돈)에 기반한 ‘억눌린 수요’(미뤄졌던 소비)가 없으며, 글로벌 공급망(부품·원자재 조달 체계) 부담도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중동 정세는 여전히 유동적이며, 여러 전개가 전망을 바꿀 수 있어 더 매파적으로 기울거나 더 빠른 완화(금리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 경제가 견조하면 연준이 서둘러 움직이지 않고 기다릴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이란 분쟁으로 WTI(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이 배럴당 115달러를 넘어서며 큰 충격이 발생한 상황에서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최근 급등으로 직전 헤드라인 CPI(전체 소비자물가지수)가 4.1%까지 올라 대응 압력이 커졌다. 그러나 근원 물가(변동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물가)가 3.2%로 더 억제돼 있어 연준이 이를 ‘일시적 충격’으로 보고 당분간 관망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평가다.금리 거래에 주는 시사점
이런 ‘인내’ 전략이 가능한 배경으로는 기초 체력이 과거보다 약해졌다는 점이 꼽혔다. 2월 고용보고서에서 비농업 고용증가가 15만명에 그쳐 예상보다 부진했고, 실업률도 4.2%로 상승했다. 중앙은행이 유가 급등에 즉각 반응하기보다 성장 둔화 위험을 평가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의미다. 2025년까지 이어진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으로 2022년처럼 과열된 노동시장이나 과도한 소비 수요가 없다는 점도 차이다. 당시처럼 공격적 긴축으로 몰아갈 환경이 아니어서, 이번 오일 쇼크에 과민반응하지 않을 여지를 준다는 설명이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투자자들은 ‘변동성 자체’에서 이익을 노리는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정학 상황이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특정 방향에 베팅하기보다 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사고팔 수 있는 권리)으로 큰 방향성 변동에 대비하는 거래가 더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채권시장 변동성 지표인 MOVE지수(미 국채 옵션을 바탕으로 한 변동성 지표)도 연중 고점 부근에서 이런 긴장을 반영하고 있다. 금리 투자자 입장에서는 중기적으로 수익률곡선(만기별 국채금리 흐름)이 더 가팔라지는 ‘스티프닝’에 대비하는 포지션이 유력하다고 봤다. 연준이 당장은 금리를 고정하되 2026년 후반 인하를 염두에 두면 단기 금리(2년물 등)는 눌리고, 장기 금리(10년물 등)는 상대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이에 2년물과 10년물 금리 차(스프레드)가 벌어질 때 이익이 나는 거래가 향후 정책 전환에 대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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