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치가 우려만큼 높지 않게 나오면서 상승했다. 시장은 고용시장이 견조한 상황을 고려할 때, 미 연방준비제도(Fed·중앙은행)가 기준금리 인상(통화 긴축)을 더 공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을 것으로 봤다.
시장 관심은 이란 전쟁 종전을 목표로 한 파키스탄 연계 협상설에도 쏠렸다.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해상 통로)을 둘러싼 불안과, 일부 핵심 지역에서 휴전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보도를 ‘일단 넘기고’ 가격에 반영하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중국, 지역 외교에 합류
중국이 협상에 참여했다는 관측이 나왔고, 대만 국민당(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주장하는 야당) 지도급 인사가 상하이를 방문했다는 언급도 함께 제기됐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도 역내 전반 정세의 맥락에서 거론됐다.
이란 국영통신(IRNA) 보도를 인용해, 협상에 앞서 동결돼 있던 이란 자산(해외에 묶여 사용이 제한된 자금)이 일부 풀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따라 탄화수소(원유·가스 등 석유·천연가스를 포괄하는 에너지 자원) 공급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언급됐다.
주간 중 새로운 위협이 나왔을 때의 시장 반응은 시간이 갈수록 작아졌고, 금요일에도 같은 흐름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투자심리는 개선됐지만, 분쟁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지는 않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시장은 2026년 3월 근원 CPI(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물가 지표)가 3.6%로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Fed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 S&P 500이 6,200선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런 자신감은 시장이 2025년 긴장 국면에서도 Fed의 비둘기파적 기조(금리 인상에 신중한 통화정책 성향)를 비교적 정확히 예상해 왔다는 경험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핵심 동력은 이란 분쟁의 긴장 완화이며, 트레이더들은 파키스탄 주도 협상에서 긍정적 결론이 나올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변동성 하락 국면의 옵션 전략
이런 분위기 전환은 시장 변동성을 크게 낮췄다. VIX(변동성지수·S&P 500 옵션 가격으로 계산한 ‘공포지수’)는 2025년 말 분쟁 정점 당시 35 부근 고점에서 최근 약 18 수준으로 내려왔다.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을 바탕으로 가치가 결정되는 금융상품) 투자자 입장에서는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이 낮아져, 안정적인 대형주에 대해 풋옵션(하락에 베팅하는 옵션)을 매도하거나 풋 크레딧 스프레드(낮은 행사가 풋을 매도하고 더 낮은 행사가 풋을 매수해 프리미엄을 받는 제한적 위험 구조) 전략이 매력적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즉, “시장이 여기서 급락하지 않을 것”에 동의하는 대가로 프리미엄을 받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Fed의 스탠스도 이런 거래를 뒷받침한다고 봤다. CME FedWatch Tool(선물가격을 바탕으로 향후 금리 확률을 추정하는 지표)은 여름까지 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85%로 반영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정책 안정은 시장 패닉을 막는 ‘안전판’ 역할을 하며, 통화정책이 우호적인 환경에서는 시장의 기본 흐름이 횡보 또는 완만한 상승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지정학적 긴장 완화로 WTI(서부텍사스산 원유·미국 대표 유가 기준) 가격이 배럴당 115달러를 넘던 수준에서 80달러대 중반으로 내려온 점은 별도의 기회로 언급됐다. 전쟁 우려로 급등했던 에너지 섹터 ETF(상장지수펀드·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에 대해 풋옵션 매수(하락에 대비하거나 하락으로 수익을 노리는 전략)를 고려할 수 있다는 취지다. 평화 기대와 원유의 안정적 흐름이 가격에 반영되면, 관련 종목이 시장 전체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낙관론이 커지고 있지만, 지속 가능한 평화는 아직 협상 중이어서 시장이 과열(과도한 낙관으로 가격이 급등하는 상태) 단계는 아니라는 진단도 나왔다. 따라서 강세 관점을 취하더라도, SOXX(반도체 업종 ETF)에 콜 스프레드(높은 행사가 콜을 매도하고 낮은 행사가 콜을 매수해 상승 구간 수익을 추구하되 위험을 제한하는 구조) 같은 전략으로 표현하는 것이 낫다는 제안이다. SOXX는 헬륨(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핵심 산업용 가스) 공급망이 정상화되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이런 접근은 상승분을 노리면서도 외교 상황이 예기치 않게 악화될 때의 손실 범위를 정해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