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는 장중 상승분을 반납하며 약세로 돌아섰고, 달러 인덱스(DXY·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는 98.000선으로 내려가는 모습이다. 중동 분쟁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반영된 영향이다.
최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을 공격하고 미국이 이란 선박을 접수하는 등 사건이 이어졌지만, 시장은 긴장이 완화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화의 추가 상승 여력(상방)은 제한되고 있다.
시장 관심, 긴장 완화로 이동
블룸버그는 향후 며칠 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합의가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다만 당국자들에 따르면 핵 문제와 군사 현안은 추가 협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달러가 이미 2월 말 분쟁 이전 수준에 근접해 거래되고 있는 만큼, 합의가 나오더라도 추가 급락(강한 매도)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시장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 제약을 줄이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해상 운송)이 얼마나 빨리 정상화되는지도 주시하고 있다.
변동성(가격 흔들림) 낮은 환경에서의 옵션(미래에 특정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 전략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달러 인덱스는 105.50선 부근에서 더 강하게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안전자산 선호’(불확실할 때 위험자산을 피하는 흐름)보다는 ‘금리 차’(미국 금리와 다른 나라 금리의 격차)가 달러 가치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를 보면 2025년 합의 이후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행 정상화는 매우 빨랐고, 이런 패턴은 현재 판단에도 참고가 된다. 실제로 2026년 3월 해운(해상 물동량) 보고에 따르면 해협 통과 물량이 전년 대비 4% 증가해 역내 안정에 대한 신뢰가 확인된다.
이는 지정학적 긴장 재확산에 대비해 달러 콜옵션(달러를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헤지(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어) 목적으로만 매수하는 전략이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이 빠르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교훈은 ‘리스크가 커진다는 소문’보다 ‘평화가 임박했다는 소문’에 시장이 더 빨리 반응해 달러를 판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트레이더는 긴장이 높아질 때 단기 달러 변동성(짧은 만기의 옵션에 반영되는 예상 변동폭)을 매도하는 전략을 검토할 수 있다. 평균으로 빠르게 되돌아가는 흐름(평균회귀)을 노리는 것이다.
WTI 원유 가격도 같은 패턴을 보였다. 올해 대부분 배럴당 85달러 안팎의 좁은 범위에서 안정됐는데, 2025년 당시 급등과 대비된다. 에너지 시장이 안정되면 달러가 ‘지정학적 헤지’로서 갖는 매력도 낮아진다. 따라서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에 연동되는 상품) 전략은 중동 헤드라인보다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 정책에 영향을 주는 경제지표 발표에 더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현재 VIX 지수(미 증시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가 14 수준으로 낮아져 있고, 통화 옵션의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예상 변동폭’)도 지난해 고점 대비 낮다. 이런 환경에서는 단기 뉴스에 쫓기기보다 중장기 흐름에 포지션을 구축하기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현 국면에서 달러 가치를 좌우하는 핵심은 금리 기대 변화이므로, 옵션은 금리 전망 변화에 맞춘 포지셔닝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