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지수는 주초 반등분을 반납하고 중동 분쟁 이전 수준에 다시 근접했다. 미국과 이란의 추가 협상 기대와 긴장 완화(갈등이 줄어드는 흐름)에 대한 낙관론이 커졌다.
미 달러와 일본 엔화는 부진했고, 이번 달 G10(주요 10개국) 통화 중에서는 스칸디나비아 통화와 원자재 연동 통화(원유·광물 등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크게 받는 통화)의 성과가 가장 좋았다. 노르웨이 크로네와 스웨덴 크로나가 상승을 주도했고, 뉴질랜드 달러와 호주 달러가 뒤를 이었다.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다시 내려왔고, 글로벌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에 더 가까워졌다. 앞서 에너지 가격이 올랐는데도 달러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해, MUFG(미쓰비시UFJ금융그룹)의 달러 전망 업데이트에서 달러 하락 위험이 더 커졌다.
2025년 중동 긴장 완화 국면에서 달러가 상승분을 지키지 못했던 점은 강한 약세 신호로 해석됐다. 이는 위험자산 선호(‘리스크온’: 주식·고수익 자산을 선호하는 흐름)로 분위기가 옮겨가면서 안전자산 통화(위기 때 사려는 통화)가 불리해졌음을 확인한 사례였다. 이후 지정학 뉴스에도 달러가 반등을 유지하지 못하는 패턴이 더 뚜렷해졌다.
지난해 강세였던 원자재 통화(예: 호주 달러)는 2026년 1분기 들어 탄력이 둔화됐다. 호주의 최근 CPI(소비자물가지수)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이 3.4%로 둔화되면서 AUD/USD(호주달러/미달러 환율)는 0.6900(환율의 주요 저항선으로 자주 언급되는 수준) 돌파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2025년 리스크온 회복에서 얻었던 ‘쉬운 상승’ 구간이 지나갔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미 달러 지수는 이후 안정되며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고, 현재 104.5 부근을 지키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중앙은행)가 2026년 3월 서비스 물가의 끈적한 상승(쉽게 내려가지 않는 물가)을 이유로 금리를 동결하면서, 당분간 달러 하단을 받치고 있다. 이런 흐름은 박스권(방향성 없이 일정 범위에서 오가는 장세)으로의 조정을 시사하며, 이는 옵션 매도자(옵션을 팔아 프리미엄을 받는 투자자)에게 유리한 경우가 많다.
이런 안정 국면에서는 파생상품(선물·옵션처럼 기초자산 가격에 연동되는 상품) 투자자가 변동성 매도 전략을 검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EUR/USD에서 쇼트 스트래들(동일 만기·동일 행사가의 콜옵션과 풋옵션을 함께 매도)이나 쇼트 스트랭글(서로 다른 행사가의 콜·풋을 함께 매도)을 구성해, 시장이 Fed의 다음 행보를 소화하는 동안 프리미엄(옵션 가격 중 시간가치에 해당하는 부분)을 수취하는 전략이 가능하다. 주요 통화쌍의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예상 변동성’)이 이런 새로운 보합 흐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다만 일본 엔화는 2025년의 부진을 이어가며 약세가 계속됐다. 이로 인해 AUD/JPY(호주달러/엔화)는 위험회피(‘리스크오프’: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는 흐름)로 갑자기 되돌아갈 때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투자자는 이 통화쌍에서 외가격(현재 가격과 떨어진 행사가) 풋옵션을 저렴하게 매수해, 예상치 못한 글로벌 충격에 대비하는 저비용 헤지(손실을 줄이기 위한 방어)로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