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의 반등은 미·이란 긴장 완화 기대와 유가 하락이 시장에 반영되며 한풀 꺾였다.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된 미·이란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며 달러가 잠시 지지받았지만, 이후 유가가 떨어지자 달러도 약세로 돌아섰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이란이 원유 수출 중단에 따른 비용 부담 때문에 다시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 이미 낙관론이 가격에 반영된 만큼, 달러가 다시 뚜렷하게 오르려면 긴장이 더 크게 재격화될 필요가 있다는 해석이다.
시장 관심, 중국으로 이동
이란 원유 수출이 막히면 중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시장의 시선은 베이징(중국 정부)의 대응으로 향하고 있다. 영구적 휴전(장기간 충돌이 멈추는 합의) 신호가 나오면 달러지수(DXY·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가 98.0 아래로 내려가 전쟁 이전 수준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에너지 가격이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이 미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보다 ‘매파적’(금리 인상 등 긴축을 선호)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는 달러가 다른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지난해에도 미·이란 휴전 기대가 달러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2025년 말 합의 기대 속에 유가가 하락하자 DXY는 98.0 아래로 내려 97.8 부근까지 밀렸다. 이 시기는 걸프 지역(페르시아만 일대) 긴장 완화에 달러가 얼마나 민감한지 보여줬다.
현재 DXY가 101.5까지 되돌아온 상황에서 여건은 달라졌다. 불안정한 휴전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재개된 해군 훈련으로 시험대에 오르며, WTI(서부텍사스산 원유·미국 대표 유종) 가격은 배럴당 88달러까지 다시 상승했다. 시장 공포를 나타내는 VIX(변동성 지수·주가 급락 위험을 반영)는 휴전 이후 저점 13에서 18 안팎으로 올라 트레이더들의 불안이 커졌음을 시사한다.
옵션과 변동성 포지셔닝
이런 환경에서는 만기가 가까운 DXY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매수가 합리적 전략이라는 판단이다. 예를 들어 5월 만기 102.50 콜을 매수하면 비용 부담을 낮추면서도, 긴장이 재격화될 때 2025년에 나타났던 급격한 달러 강세와 같은 움직임에서 수익 기회를 노릴 수 있다. 큰 자금을 묶지 않고도 안전자산 선호(위험 회피로 달러 등으로 쏠림) 흐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중앙은행 정책 차이(통화정책 ‘엇갈림’)라는 근본 요인은 달러의 장기 매력을 제한한다. Fed가 동결 신호를 준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유로화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이에 따라 DXY 99.00 부근 행사가의 외가격 풋옵션(현재 가격보다 불리한 조건의, 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해 프리미엄(옵션 가격)을 받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제안도 나온다. 통화정책이 달러의 급락을 막을 것이라는 쪽에 베팅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정책 차이는 현재 EUR/USD(유로/달러) 콜 스프레드(서로 다른 행사가의 콜옵션을 함께 매수·매도해 손실 한도를 정하는 전략)를 매력적으로 만든다. 지정학(전쟁·제재 등 국제정치 변수)보다 금리 차이가 환율을 좌우하는 ‘정상화’로의 복귀에, 손실 한도를 정해 접근할 수 있어서다. 현 긴장이 단순한 ‘기싸움’에 그치면 시장의 초점은 다시 Fed의 ‘비둘기파’(금리 인하 등 완화 선호) 기조로 돌아가 유로화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