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USD는 미국 통화정책(중앙은행이 금리로 돈의 흐름을 조절하는 정책) 긴축 기대(금리 인상 가능성)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월요일 아시아 시간대 1.1620선 부근에서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연준(Fed·미국 중앙은행) 인사들은 물가 억제가 최우선이라고 밝혔고, 시장은 CME 페드워치 도구(연준 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의 확률 추정을 보여주는 지표)를 기준으로 12월 금리 인상 확률(선물가격에 반영된 ‘암묵적 확률’)을 1주일 전 14%에서 거의 48%로 높였다.
달러는 지정학적 긴장 속 안전자산(위기 때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는 자산) 수요로도 지지를 받았다. 미국과 이란은 수주간의 교전을 끝내고 호르무즈 해협(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해상로)을 재개하는 합의에서 여전히 거리가 멀었으며, 대만 관련 경고도 위험회피 심리(위험자산을 피하고 현금·달러 등으로 이동하는 흐름)를 키웠다.
다만 EUR/USD 하락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더 매파적(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에 적극적인) 기조 기대가 제한할 수 있다. 로이터 설문에 따르면, 경제학자 85%가 ECB가 6월 예금금리(은행이 ECB에 맡기는 돈에 적용되는 기준금리)를 25bp(베이시스포인트·0.01%포인트) 올려 2.25%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4월 회의 전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유로는 EU 20개국이 사용하며, 2022년 전 세계 외환거래(FX·서로 다른 통화를 사고파는 거래)의 31%를 차지했다. 하루 평균 거래 규모는 2조2,000억달러를 웃돈다. EUR/USD는 전체 외환거래의 약 30%를 차지하며, EUR/JPY(4%), EUR/GBP(3%), EUR/AUD(2%)가 뒤를 잇는다.
금리정책 차이(미국과 유로존 중앙은행의 금리 방향이 엇갈리는 현상)와 위험회피 흐름이 달러 강세로 이어지면서 EUR/USD는 압박을 받고 있다. 1.1650 아래에서의 부진은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능성을 시장이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구간에서는 통화정책 변화와 지정학 리스크 전개를 면밀히 볼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는 2026년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계가 구매하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 상승률이 2.9%로 발표되며, 연말까지 금리 인상 확률은 CME 페드워치 기준 15%로 낮아졌다. 이는 이전 달러 랠리를 지탱했던 ‘지속적인 금리 인상 우려’와 비교해 시장 기대가 크게 변화했음을 뜻한다.
반면 유로존은 물가가 더 잘 내려오지 않는 모습이다. 유로존 HICP(조화소비자물가지수·유럽 국가 간 비교를 위해 기준을 맞춘 물가 지표) 최근 수치는 전년 대비 3.2% 상승을 나타냈다. 이런 가격 압력은 ECB를 매파적 위치에 두며, 유로 방어를 위한 금리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즉, 연준은 인상이 끝났을 수 있지만 ECB는 아닐 수 있다는 정책 괴리가 핵심 변수다.
지정학 리스크는 완화 조짐이 있더라도 안전자산으로서 달러 선호를 이어가게 한다. 브렌트유(세계 원유 가격의 대표 지표)는 배럴당 95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호르무즈 해협 해상 운송 차질 우려가 지속됨을 반영한다. 높은 에너지 비용은 에너지 수입 비중이 큰 유로존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상대적으로 에너지 자급도가 높은 미국에는 부담이 덜하다.
이처럼 변수가 많은 만큼 향후 수주간 변동성(가격이 크게 오르내리는 정도) 확대 가능성이 크다.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가치가 변하는 계약) 투자자라면 가격 변동에서 이익을 노리는 전략이 유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롱 스트래들(long straddle·같은 만기·같은 행사가로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수해 큰 변동이 나면 이익을 노리는 전략)이 있다. EUR/USD 3개월 옵션의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시장 예상 변동성’)은 이미 8.5%로 올라, 시장이 움직임을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방향성 전망이 있는 투자자라면 EUR/USD 풋옵션(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매수해 추가 하락 위험을 방어(헤지·손실을 줄이기 위한 거래)할 수 있다. 지정학 리스크가 재부각되거나 연준이 예상 밖의 매파 신호를 주면 하방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ECB가 강하게 움직이고 연준이 동결(금리를 올리거나 내리지 않음)을 유지한다면,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은 유로 반등에 대비하는 절제된 방법이 될 수 있다. 독일과 미국의 핵심 경제지표(성장·물가·고용 등)를 주시하는 것이 거래 시점 판단에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