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위험과 중앙은행의 신중함
슈나벨은 ECB가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기대, 임금 추이, 기업이 비용 증가분을 가격으로 전가하는지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새로운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이란 전쟁은 향후 수개월간 ECB가 금리 인하(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에 더 조심스러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올해 단순한 완화(통화정책을 느슨하게 하는 것) 흐름을 예상했던 시장의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직접적인 영향은 에너지 가격이다. 이는 물가 전망에 즉각적인 충격을 준다. 브렌트유(북해산 원유로 국제 유가의 대표 기준)가 지난 한 달 동안 15% 넘게 올라 배럴당 95달러를 상회했고, 주요 교역로의 해상운임(선박 운송 비용)도 급등하고 있다. 이는 2022년 초 공급 충격(전쟁·물류 차질 등으로 공급이 줄어 가격이 뛰는 현상)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에는 중앙은행이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금리 관련 투자자 관점에서는 단기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출 필요가 있다. 금리가 ‘더 오래 높은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에 유리한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금리 스왑(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교환하는 파생상품)에서 고정금리를 지급하는 포지션(금리 상승 또는 고금리 유지에 유리)이나, 유리보(EURIBOR) 선물(유로존 단기금리를 반영하는 선물상품) 중 연말 이후 구간을 매도하는 방식이 있다. 2022~2023년 고물가 국면은 인플레이션 정점을 너무 일찍 단정하면 큰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포지셔닝
변동성(가격이 출렁이는 정도)은 중요한 ‘보유 자산’이 됐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중앙은행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시장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 유로스톡스50 변동성지수(VSTOXX·유로존 대표 주가지수의 예상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이미 6개월 고점인 22 근처까지 올랐고, 해당 지수의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이나 변동성 연계 상품을 매수하면 헤지(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 ECB의 매파적(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를 높게 유지하려는) 위험은, 다른 지역보다 유로존이 직접적인 물가 압력을 더 받을 경우 유로화 강세로도 이어질 수 있다. EUR/USD 환율(유로 대비 달러 가치)은 정책 기대가 재조정되면서 지난주 1.08에서 1.10으로 상승했다. 유로화 추가 강세 가능성에 대비해 유로 콜옵션 매수도 검토할 만하다. 주식시장에서는 기업이 비용 증가분을 가격에 전가할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기업 이익률(매출 대비 이익 비율)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독일 DAX 같은 유럽 주요 지수에 대한 보호용 풋옵션(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매수하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성장과 실적 전망을 압박해 시장이 하락할 때 포트폴리오를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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