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는 4월 24일 연방준비제도(Fed·미 중앙은행)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한 형사 수사를 중단하고, 25억달러 규모의 연준 본부 리노베이션(건물 보수 공사) 관련 사안을 파월 의장 요청에 따라 연준 감사실(OIG·감사·조사를 담당하는 독립 조직)에 이첩했다. 이번 조치는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 상원의원이 케빈 워시의 인준(상원 동의 절차) 지지 조건으로 내건 요건을 충족했지만,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4월 29일 오전 10시(미 동부시간) 워시 인준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이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회의)의 기준금리 결정 발표 수 시간 전이다. 시장은 이번 지명을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로 받아들여 왔다.
Markets Focus On Leadership Transition
미국 증시는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고,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상회했다. 파월 의장의 ‘의장’ 마지막 FOMC 기자회견도 주목된다. 그가 2028년 1월까지 연준 이사(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위원)로 남을지 여부가 핵심이다.
2025년 같은 시기를 돌아보면, 시장은 케빈 워시가 새 연준 의장이 될 수 있다는 기대에 주가가 상승했다. 인준은 비둘기파 신호로 해석됐고, 유가 급등 우려에도 주식은 신고가를 경신했다. 파월에서 워시로의 전환은 더 쉬운 통화정책(금리 인하·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워시 체제 연준은 2025년 하반기에 두 차례 금리를 인하했지만, 물가 상승 압력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됐다. 2026년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소비자가 자주 사는 상품·서비스 가격을 종합한 물가 지표)는 3.9%로 높게 나와 연준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시장 분위기는 추가 인하 기대에서 ‘인하 철회(다시 인상) 가능성’ 우려로 바뀌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향후 수주간 가격 변동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S&P500 옵션 가격으로 계산하는 시장 불안 지표)는 지난해 말 14 수준에서 최근 20을 넘어섰다. 다음 FOMC를 앞둔 불안이 커졌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손실 방어(헤지)를 위해 옵션을 사면서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이 비싸지고 있다.
Derivatives Positioning For Volatility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가치가 움직이는 금융상품) 투자자라면 변동성 전략에 초점을 맞출 만한 환경이다. S&P500 같은 지수에 대해 스트래들(같은 행사가·같은 만기의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수)이나 스트랭글(서로 다른 행사가의 콜·풋을 동시에 매수)을 활용하면, 연준 결정의 방향을 맞히지 못해도 가격이 크게 움직이면 수익을 노릴 수 있다. 시장이 예민한 만큼 연준의 ‘깜짝’ 메시지는 급격한 반응을 촉발할 수 있다.
금리 시장에서도 재평가가 진행되며, 국채 금리와 연동된 파생상품에서 기회가 생기고 있다. 연준 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최근 두 달 사이 50bp(베이시스포인트·0.01%포인트) 이상 뛰어 4.75%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 국채 선물 옵션(국채 선물을 살 권리·팔 권리)을 이용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더 매파적(긴축 선호) 신호를 내야 하는 상황을 대비할 수 있다.
연준 내부 역학도 변수다. 파월이 2028년까지 이사로 남을 경우, 워시 의장의 비둘기파 진영과 더 신중한 진영(파월이 중심이 될 수 있음) 사이의 견해 차이가 커진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내부 긴장은 예측을 더 어렵게 만들어, 불확실성이 오래 갈 것에 베팅하는 투자자에게 장기 만기 옵션이 매력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