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련 CFTC(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 데이터에 따르면 엔화(JPY) 비상업(투기) 부문 순포지션이 ¥-102.1K에서 ¥-61.7K로 개선됐다.
순포지션은 여전히 마이너스(순매도)지만, 이전보다 0에 가까워졌다. (즉, 엔화 하락에 베팅한 규모가 줄었다.)
투기 세력, 엔화 매도 포지션 축소
일본 엔화 약세에 베팅하던 움직임이 뚜렷하게 줄고 있다. 순매도(숏) 규모가 일주일 만에 약 40% 감소했으며, 이는 큰손 투자자들이 ‘엔화 약세 전망’ 거래를 빠르게 청산(포지션을 닫는 것)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5년 4분기 이후 가장 공격적인 숏커버링(매도 포지션을 정리하기 위해 되사는 움직임)이다.
이 같은 변화는 일본은행(BOJ) 발언이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금리 인상·긴축에 가까운 태도)으로 해석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본 근원 CPI(에너지·신선식품 등을 제외해 물가 흐름을 더 잘 보여주는 지표)가 전년 대비 3.1%로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통화정책 정상화(초저금리·완화 정책에서 벗어나는 과정) 압력도 커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대부분 기간에 보였던 신중한 태도와 대비된다.
여기에 달러 전망이 약해지는 흐름도 엔화 쪽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 고용보고서에서 신규 고용이 16만 명에 그쳐 예상에 못 미치면서, 연말 전 연준(Fed·미국 중앙은행) 금리 인하 가능성이 75%를 웃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금리 차(미국과 일본의 정책금리 격차)가 줄면 엔화 매도 포지션을 유지할 유인이 약해진다.
파생상품(선물·옵션 등 기초자산 가격에 연동되는 상품) 시장에서는 엔화 매도 관점을 재검토할 시점이라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달러 대비 엔화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엔화를 살 수 있는 권리) 중 외가격(OTM·현재 가격보다 불리한 행사가의 옵션) 매수를 고려하는 전략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변동성 기대치)이 2024년의 급등 국면 대비 낮은 편이어서, 손실 한도를 정해두고(정의된 리스크) 엔화 강세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한 기존 엔화 매도 선물 또는 선도환(미래 날짜에 정해진 환율로 거래하는 계약) 포지션은 급격한 쇼트 스퀴즈(매도 포지션이 급히 청산되며 가격이 급등락하는 현상) 위험이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023년 말 숏커버링 랠리 당시처럼 심리가 돌아서면 USD/JPY(달러/엔) 환율이 짧은 기간에 크게 하락할 수 있다. 이번 데이터는 비슷한 포지션 되감기(언와인딩)의 초입일 가능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