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초점은 원유 공급 리스크(위험)를 가늠하는 지표로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이동에 계속 맞춰져 있다. 이란과 미국이 교전을 주고받고 아랍에미리트(UAE)가 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후 휴전(전투를 멈추는 합의) 불확실성이 가격 변동폭을 키웠다. 다만 오늘은 추가 확전(전쟁이 더 넓게 번지는 것) 징후는 보고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상원 공화당이 군사행동 승인안(대통령이 군사 공격을 할 수 있도록 의회가 권한을 주는 결의)을 마련 중이며, 충돌이 재개될 경우 이란에 대한 공습을 다시 허용할 수 있다.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의회가 군사행동을 통제하도록 절차와 기한을 정한 미국 법)에 따라, 충돌 재개 후 첫 30일 안에 상원에서 신속 심의 절차를 밟을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 공급 신호
초안은 지상군(육상 병력) 투입을 제한하고 작전 기간(군사작전을 수행하는 정해진 시간)을 고정하는 내용이 될 전망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초기 충돌 국면이 끝났다”고 밝힌 뒤, 호르무즈 해협 통제와 관련된 긴장이 다시 부각된 흐름과 맞물린다.
이런 위험 요인에도 브렌트유(국제 유가의 대표 기준)와 WTI(미국 유가의 대표 기준)는 하락 거래 중이다. 오만유·두바이유(중동산 원유 가격을 보여주는 기준 유종)는 오르고 있다.
공급 불안 완화 신호가 나타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 추적이 거의 전부였다. 2025년 초 휴전에 대한 의구심과 미·이란 교전은 지금까지 이어지는 높은 변동성의 배경이 됐다. 이 시기 경험은, 이 핵심 ‘초크포인트’(Chokepoint·물류가 집중돼 막히면 전체 공급에 큰 영향을 주는 병목 해로)에서 차질이 생기면 시장 심리가 즉각 흔들린다는 점을 보여줬다.
향후 몇 주 동안 트레이더는 통과 물동량(해협을 지나는 선박·물량의 규모)을 면밀히 봐야 한다. 현재 물동량은 안정됐지만 여전히 취약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미 정부 에너지 통계 기관) 데이터에 따르면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수송량은 하루 약 1,900만 배럴 수준으로, 2025년 이전 평균(2,000만 배럴 이상)보다 낮다. 이런 부족분은 시장이 아직 지역 공급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주요 시장 신호
CBOE 원유 변동성지수(OVX·원유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향후 가격 변동 가능성을 수치화한 ‘공포지수’ 성격의 지표)는 현재 약 35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긴장 고조 때의 고점보다는 낮지만, 장기 평균(20대 초반)보다는 높다. 극단적 공포는 잦아들었지만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에 포함된 비용)이 여전히 비싸다는 뜻이다. 옵션 프리미엄 매도 전략(비싼 옵션을 팔아 수익을 노리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으며, 하락 시 풋옵션 매도(가격 하락에 베팅한 옵션을 파는 거래)나 보유 롱 포지션(매수 포지션)을 활용한 커버드콜(자산을 보유한 상태에서 콜옵션을 팔아 프리미엄을 받는 전략)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또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기준유 간 스프레드(가격 차이)도 함께 봐야 한다. 이 스프레드는 2025년 충돌 우려 때 크게 벌어졌다가 이후 좁혀지며 중동 지역 특유의 위험이 다소 완화됐음을 시사했다. 다만 과거 정상 범위로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았다. 외교적 진전이 나타나 스프레드가 더 축소될 경우, 축소에 베팅한 포지션이 수익을 낼 수 있다.
정치 리스크는 변수다. 2025년 상원 군사행동 승인안 추진이 신속 대응의 틀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비록 당시 초안은 법제화되지 않았지만, 이런 선례가 있으면 새 긴장 국면에서 상황이 더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워싱턴이나 테헤란에서 강경 발언(대립을 키우는 ‘매파’적 발언)이 다시 나오면 유가 급등락의 직접 계기가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