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N암로(ABN AMRO) 이코노미스트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한 뒤, 연방기금금리가 장기 중립 수준을 향해 향후 2년간 점진적으로 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보고서는 단기 시장 변동성보다는 달러의 거시적 동인에 초점을 맞추며, 통화 전망을 연준의 정책 경로와 대차대조표 전략, 그리고 미국의 성장·물가 흐름이 다른 선진국 대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는지에 연계해 설명한다.
은행의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미국 성장세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그리고 연준의 점진적 완화가 맞물리며 향후 12~18개월 동안 달러가 완만하게 하락(절하)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동 기간 ‘미국 예외주의’는 성장률이 주요국과 수렴할 경우 약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더 끈적하게 유지돼 금리 인하가 지연되거나 폭이 제한될 경우, 달러는 유로 및 기타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더 오래 이어갈 수 있다. 리스크는 양방향으로 제시됐다. 예상보다 가파른 미국 경기 둔화 또는 인플레이션 재확산이 연준의 정책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게 해 달러 경로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경기 둔화와 달러 전망
연준은 정책 전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며, 첫 금리 인하가 9월에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최근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5월 인플레이션은 2.8%로 목표치를 상회하지만 둔화 흐름을 이어갔고, 1분기 GDP 성장률은 1.5%로 완만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이어진 강한 성장 이후 미국 경제가 마침내 둔화 국면에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앞으로 수개월 동안 달러의 완만한 약세(절하)에 포지셔닝하고 있다. 파생상품 트레이더 관점에서는 달러 인덱스(DXY) 풋옵션 매수, 또는 EUR/USD와 같은 통화쌍 콜옵션 매수 전략을 검토할 수 있으며, 만기는 4분기 후반으로 설정하는 접근이 가능하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2024년 6월 시작)는 이미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돼 있어, 다음 국면에서는 연준의 행보가 더 지배적인 동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양방향 리스크 속 전략 조정
다만 예상보다 끈적한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여전히 핵심 우려 요인으로, 금리 인하를 지연시키고 달러를 강화할 수 있다. 이에 대한 헤지로, 7월 또는 9월 FOMC에서 매파적 서프라이즈가 나올 경우 수익을 낼 수 있는 단기 달러 콜옵션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USD/JPY에서 불 콜 스프레드(bull call spread) 같은 전략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하락 추세를 되돌릴 경우 달러 강세 지속에 저비용으로 베팅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한편, 현재 예상보다 더 급격한 경기 둔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비농업부문 고용(NFP)이 15만명으로 다소 부진했는데, 이것이 더 약한 추세의 시작이라면 연준은 더 공격적인 금리 인하로 몰릴 수 있다. 이 경우 달러 하락이 가속화될 수 있으며, 만기가 더 긴 외가격(out-of-the-money) 달러 풋옵션은 매력적인(다만 위험도가 높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처럼 리스크가 양방향으로 열려 있는 만큼, 주요 통화쌍의 내재변동성은 핵심 지표 발표를 앞두고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어느 방향의 가격 움직임에서도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전략, 예컨대 연준 회의 전후 USD/CHF 롱 스트래들(long straddle)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본다. 이는 달러의 단일 방향에 베팅하지 않고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