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충격과 분트 금리곡선
가스 공급 충격은 유가 충격보다 물가 자극이 더 크고 지속기간도 길어, 시간이 갈수록 분트 금리에 ‘가스 프리미엄’(가스발 물가 위험이 반영된 추가 금리)이 커지는 것으로 설명한다. 분트 금리는 초기에는 물가 전가(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반적 물가로 영향을 미치는 과정)가 느리게 나타나 반응이 약하거나 소폭 하락할 수 있지만, 이후 단기·장기 구간에서 모두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해당 메모는 현재 여건이 ‘석유 주도 공급 충격’에 가깝고, 단기적으로는 ‘베어 플래트닝’(금리 상승 국면에서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더 빠르게 올라 금리곡선이 평평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이후 가스발 물가 압력이 누적되면 ‘베어 스티프닝’(금리 상승 국면에서 장기 금리가 더 빠르게 올라 금리곡선이 가팔라지는 현상)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최근 공급 차질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95달러를 late 2025 이후 처음으로 넘어선 만큼, 현재는 석유 주도 공급 충격 국면이 뚜렷하다. 이는 2026년 2월 유로존 HICP(조화소비자물가지수, 유럽 국가 간 비교를 위해 기준을 맞춘 소비자물가 지표)에서 에너지 항목이 예상 밖으로 반등한 데서도 확인된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ECB가 더 매파적(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를 더 올리려는 성향)일 것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단기적으로 독일 분트 금리곡선의 베어 플래트닝 가능성을 높인다. 당장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위험을 가격에 반영하며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고, 성장 우려가 장기 구간 금리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는 의미다. 파생상품(선물·옵션 등 가격이 다른 자산에 연동되는 거래) 투자자라면 금리곡선 플래트너(단기 금리 상승폭이 더 크다고 보는 포지션) 전략을 검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년물 보블(Bobl) 선물을 매도하고 10년물 분트(Bund) 선물을 매수하는 방식이다.이후 국면 전환에 대비한 포지셔닝
다만 2022년 에너지 위기에서 보듯, 가스 공급 충격은 더 끈적한(지속성이 높은) 물가 상승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네덜란드 TTF 가스 선물(TTF 기준 가격을 따르는 유럽 대표 가스 선물)이 이미 메가와트시(MWh)당 55유로를 웃돌며 서서히 상승하고 있어, 2차적인 가스 주도 가격 충격이 천천히 쌓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가스 프리미엄’은 과거에도 시차를 두고 분트 금리에 반영되는 경향이 있었다. 따라서 향후 한두 달 사이 가스발 물가 압력이 경제 전반으로 번지기 시작하면(필터링), 금리곡선 흐름이 바뀔 수 있다. 단기 금리 인상 기대보다 장기 물가 불안이 더 크게 작용하는 베어 스티프닝 환경으로의 전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기존 플래트너 포지션을 청산하고, 장기 금리가 더 빠르게 오르는 방향의 전략으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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