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계가 구매하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지표)는 전월 대비 1.2%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1.0%)를 웃돌았다.
3월 수치는 예상보다 0.2%포인트 높았다. 추가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ECB 정책에 대한 시사점
예상을 웃돈 스페인 3월 물가 지표는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국가들) 전반의 물가 압력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유로존 전체의 속보치에서도 물가상승률(헤드라인 인플레이션·에너지와 식품을 포함한 전체 물가)이 2.8%로 내려가지 않고 버티며(끈적한 물가) 더 빠른 둔화를 기대했던 시장을 놀라게 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런 흐름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언제 기준금리를 인하할지(금리 인하 시점)와 인하 가능성을 다시 따져보게 만든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금리스왑 시장(미래 금리 수준을 반영하는 파생상품 시장)은 6월 금리 인하 확률을 70% 이상으로 반영했다. 그러나 스페인 물가 발표 이후 이 확률은 40% 아래로 낮아졌고, 이는 시장의 판단이 크게 바뀌었음을 뜻한다. 이는 ECB 인사들이 “정책은 데이터에 좌우된다(지표에 따라 결정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과도 일치한다.
ECB가 더 ‘매파적(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를 쉽게 내리지 않는 성향)’으로 바뀌면 유로화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어, 유로 강세에 대비한 포지션을 고려할 만하다. 단기 만기의 EUR/USD 콜옵션(유로/달러 환율이 오를 때 이익을 볼 수 있는 옵션)을 매수하면 상승 가능성에 노출되면서도 손실을 제한할 수 있다. 다만 금리 전망의 변동성이 커지면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이 비싸질 수 있지만, ECB가 완화(금리 인하) 사이클을 늦출 경우 기대수익도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