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달러는 15일(수) 주요 통화 대부분에 대해 상승했고, 유럽 거래에서 미 달러 대비로는 0.7240 수준에서 보합권에 머물렀다. 전날(화) 2026년 예산안 발표 이후 시장이 호주중앙은행(RBA)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베팅을 키우면서 호주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장은 여전히 6월 현금금리(중앙은행 정책금리) 4.35%로의 인상 가능성을 약 20%로 반영하고 있다. 8월에 4.60%로 인상될 가능성은 80%를 더 웃돌았다.
2026년 예산안은 2026년 7월부터 과세소득 1만8,201달러~4만5,000달러 구간의 세율을 15%로 낮춘다. 감세는 가계의 소비를 늘리고, 향후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인플레이션 기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5월 13~15일 베이징 방문 기간 중 회동할 예정이다. 호주는 중국과의 수출 연계가 큰 만큼, 회동 결과에 따라 호주달러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 달러도 올해 최소 1차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 강세를 유지했다. 달러인덱스(DXY·미 달러의 전반적 강세를 나타내는 지표)는 0.3% 상승한 98.58로, 이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예산안 이후 RBA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가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분기 CPI(소비자물가지수·물가 상승률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가 3.8%로 높게 유지되는 가운데, 감세가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어 RBA의 선택 폭을 좁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시장은 8월 정책금리가 4.60%로 오를 가능성을 80%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중기적으로 호주달러 강세(강세 포지션)를 염두에 둘 만하다는 시각이 있다.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에 연동되는 금융상품) 투자자는 8월 RBA 회의 이후 만기의 AUD/USD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수해 금리 인상에 따른 상승 가능성에 베팅하는 전략을 검토할 수 있다. 현재 0.7240 수준은 금리 인상 기대가 완전히 반영되기 전 진입 구간으로 거론된다.
다만 당장의 핵심 위험 요인은 베이징에서 진행 중인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동이다. 호주는 원자재(철광석 등) 수출이 경제를 떠받치는 구조로 중국 경기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2025년 철광석 가격이 톤당 120달러 안팎에서 흔들릴 때 환율이 민감하게 반응했던 점이 대표적이다.
이 이벤트(회동)로 시장이 예상하는 향후 변동성(내재변동성: 옵션 가격에 반영된 변동성 전망)이 높아져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이 비싸진 상태다. 단기 대안으로는 만기가 짧은 AUD/USD ‘스트랭글’ 매도(서로 다른 행사가의 콜·풋 옵션을 함께 매도해 변동성이 줄거나 큰 방향성이 없을 때 수익을 노리는 전략)를 고려할 수 있다. 회동이 큰 악재 없이 마무리되면 이벤트 이후 변동성이 낮아지는 구간에서 수익을 기대하는 방식이다.
또 미 달러 강세도 변수로 봐야 한다. Fed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달러를 지지하고, 달러인덱스가 98.58까지 오른 것은 호주 요인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AUD/USD가 뚜렷한 방향성을 내기 어려웠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RBA의 매파적 기조(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성향)를 더 순수하게 반영하려면, 상대적으로 약세 통화로 꼽히는 일본 엔화 대비 호주달러 매수(AUD/JPY 롱)도 대안으로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