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하룻밤 사이 1,200만 배럴 이상을 실은 유조선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말하면서, 해당 해상 병목지점 주변의 즉각적인 공급 우려가 완화된 뒤 보합권에서 안정됐다. 브렌트유는 30센트 오른 배럴당 79.85달러로 마감했고, WTI는 19센트 내린 76.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해협을 지나는 물동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재차 혼란 또는 긴장 고조 위험에는 여전히 시선이 쏠린다.
미국 금융시장은 6월 19일 ‘준틴스’ 연방 공휴일로 휴장하지만, 단기 유가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는 호르무즈 정상화가 여전히 부각된다. 여기에 국채금리와 달러 움직임도 함께 주목된다. 금속 시장에서는 연준(Fed)의 매파적 신호와 강달러에 금값이 소폭 하락했다. 한편 미-이란 휴전 합의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낮추며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호르무즈 재개방으로 유가 변동성 급락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면서, 향후 며칠 동안 원유 옵션에서 관찰됐던 큰 폭의 변동성이 급격히 축소될 것으로 본다. 유조선 운항이 재개되며 단기 원유 선물에 반영됐던 리스크 프리미엄이 빠르게 소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트랭글 매도 등 내재변동성 하락에 베팅하는 전략을 고려할 만하다는 판단이다.
이번 상황은 2019년 중반 유조선 피격 등 과거 지정학적 리스크 국면과 유사하다. 당시에도 초기 급등은 공급망에 대한 즉각적 위협이 통제되자 빠르게 진정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석유(액체류) 소비의 약 21%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해협 재개방은 시장이 가장 우려하던 공급 측 공포를 해소한다. 새로운 촉매가 없다면 브렌트유가 80달러 상단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거시 역풍으로 초점 이동
현재 초점은 지정학에서 다시 거시경제의 역풍으로 옮겨가고 있다. 달러인덱스(DXY)가 105를 상회하는 강세를 유지할 경우, 달러 이외 통화 보유자에게 원유가 상대적으로 비싸져 통상 수요를 둔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여기에 연준의 매파적 발언까지 겹치면서, 원유는 박스권 또는 하방 압력이 우위인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근원 물가 압력이 지속됨을 보여주면서, 금리 인하가 당분간 어렵다는 시각에 힘이 실리고 있다. 높은 금리는 경기 둔화를 유발할 수 있고, 이는 전반적인 에너지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WTI가 다시 70달러 초반대로 밀릴 가능성에 대비한 포지셔닝을 모색하고 있다.
향후 몇 주간은 원유 선물에 대해 외가격(out-of-the-money) 콜 스프레드 매도 전략을 검토할 계획이다. 프리미엄을 확보하면서도 손실 구간을 제한해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어, 공급 차질 우려가 약화된 시장 환경에 부합한다. 다만 역내 긴장이 재차 고조될 경우 이러한 전망은 빠르게 무력화될 수 있는 만큼, 경계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