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언론은 금요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새로운 군사 활동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 기자는 X(옛 트위터)에 미군이 봉쇄를 뚫으려던 빈 유조선 여러 척을 대상으로 추가 공습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이란 메르(Mehr) 통신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항구도시 시리크(Sirik)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보도 시점 기준으로 공식 설명은 나오지 않았다.
시장 초점, 공급에서 수요로 이동
시장은 추가 확전 위험에 주목하며 워싱턴이나 테헤란의 공식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미국 원유 가격 기준) 7월물은 한국시간 기준 금요일 장중 2.83% 하락한 배럴당 91.90달러를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군사 행동이 벌어진 점을 감안하면 시장 반응은 이례적이다. 통상 이런 긴장 고조는 원유 공급 차질 우려로 가격 급등을 부르지만, 이번에는 WTI가 오히려 하락했다. 이는 거래자들이 단기 공급 차질보다 경기 둔화로 인한 전반적인 수요 약화를 더 크게 걱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며칠간 ‘내재 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가격 흔들림 예상치)이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원유 선물 옵션과 USO 같은 원유 상장지수펀드(ETF) 옵션의 ‘프리미엄’(옵션 가격)이 비싸진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는 ‘롱 스트래들’(같은 만기·같은 행사가의 콜옵션과 풋옵션을 함께 매수해, 가격이 위든 아래든 크게 움직이면 이익을 노리는 전략)처럼 변동성 확대에 베팅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번 가격 하락은 최근 경제 지표와도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공급 위험보다 ‘수요 둔화로 소비가 줄어드는 현상’(수요 위축, 이른바 demand destruction)을 더 크게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최신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시장이 감소(재고 ‘드로우’, draw)를 예상했지만, 오히려 180만 배럴 증가했다. 이는 2026년 1분기 내내 이어진 글로벌 수요 전망치의 기대 이하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번 상황은 과거와 다르다. 2019년 9월 사우디 석유 시설 드론 공격 이후 브렌트유(글로벌 기준 유종) 가격은 하루에 최대 19% 급등한 바 있다. 이번처럼 반응이 둔하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흐름은 시장의 초점이 공급이 아니라 수요 쪽으로 옮겨갔음을 보여준다.
옵션 포지셔닝과 과거 사례
2025년 말의 짧은 공급 불안 국면을 보면, 초반 급등 이후 글로벌 재고 수준이 높다는 점이 시장을 안정시키며 상승분이 빠르게 사라진 비슷한 패턴이 있었다. 현재도 거래자들이 적어도 당분간은 이런 충격을 흡수할 ‘완충’(재고와 대체 공급 여력)을 가격에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으로 몇 주는 가격은 약한데 변동성은 커질 수 있어, ‘외가격 콜옵션’(현재 가격보다 높은 행사가의 콜옵션으로, 급반등이 나오면 수익이 커질 수 있는 옵션) 매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급반전 가능성에 베팅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