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BP/JPY는 월요일 2거래일 연속 하락 뒤 반등했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으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큰 일본 엔화에 부담이 됐다. 환율은 214.78선 부근에서 거래됐으며, 지난주에는 215.91까지 올라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말 동안 호르무즈 해협이 잠시 재개방됐지만 곧 번복됐고, 이란이 항로 통제권을 다시 강조했다. 이란은 미국의 자국 항만 해상 봉쇄가 휴전 조건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 해군은 오만만에서 이란 화물선을 나포(선박을 강제로 멈추게 한 뒤 통제)해 승선·수색했다.
유가 리스크와 중앙은행 정책
유가 상승은 물가(인플레이션) 자극 요인으로 작용해 주요 중앙은행의 정책 운용을 어렵게 했다. 영국에서는 영란은행(BoE)이 금리 인하를 미룰 가능성이 커지고, 일본에서는 수입 물가 부담이 커져 일본은행(BoJ)의 정책 정상화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정책 정상화*는 초저금리 등 완화적 정책을 줄이고 금리를 더 ‘정상적인’ 수준으로 되돌리는 과정을 뜻한다.
로이터는 소식통 5명을 인용해 BoJ가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보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는 중동 갈등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판단과 연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주 시장의 관심은 영국의 고용지표, 물가 지표, 소매판매와 일본의 전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쏠린다. 기술적 분석(과거 가격 흐름으로 방향을 판단)에서 GBP/JPY는 21일 단순이동평균선(SMA·최근 21일 종가의 산술평균) 212.98과 100일 SMA 211.21 위에 있다. RSI(상대강도지수·가격 상승/하락 강도를 0~100으로 나타낸 지표)는 60.82로 ‘상승 우위’ 구간에 가깝고, ADX(추세강도지수·추세의 강함을 측정)는 18.90으로 추세가 아주 강하다고 보긴 어려운 수준이다.
영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방향 차이가 커지고, 여기에 고유가가 더해지면서 파운드화가 엔화 대비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브렌트유는 최근 배럴당 115달러를 넘어 20개월래 고점을 기록했다. 일본은 원유의 99% 이상을 수입에 의존해 고유가가 엔화에 지속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GBP/JPY 강세에 베팅하는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가치가 변하는 금융상품) 전략의 매력이 커진다.
영란은행은 금리 인하를 늦출 수밖에 없어 파운드화에 지지 요인이 될 수 있다. 영국 물가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으며, 2026년 3월 CPI는 3.5%로 목표치 2%를 크게 웃돈다. 이에 따라 올여름까지 BoE가 긴축 기조(금리를 높게 유지해 물가를 잡는 정책)를 유지할 경우 수익이 나는 방식으로 거래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거래 전략과 핵심 리스크
반면 BoJ는 금리를 너무 빠르게 올리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BoJ는 2024년 3월에야 마이너스 금리(예금에 이자를 주는 대신 비용을 부과하는 비정상적으로 낮은 금리 정책)에서 벗어났고, 에너지 수입 비용 급등은 성장 둔화 위험을 키운다. 이런 신중함이 엔화 약세를 유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향후 4~6주 만기의 GBP/JPY 콜옵션(정해진 만기까지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상승에 유리)을 매수하는 전략이 거론된다. 215.91 고점을 상향 돌파하면 추격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어 218.00선까지의 추가 상승을 목표로 삼을 수 있다. 21일 이동평균선 부근인 213.00선은 흐름이 흔들릴 때 포지션을 재점검할 핵심 지지선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주 주요 지표가 가장 큰 변수다. 영국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거나 고용지표가 부진하면 파운드화가 빠르게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 반대로 일본 물가가 예상보다 강하면 BoJ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압력이 커져 엔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