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 참모진이 평화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뒤 이란에 대한 제한적 군사 타격(전면전이 아닌 일정 범위의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는 당국자와 관련 사안을 아는 인사들을 인용했다.
WSJ는 논의 중인 선택지에 제한적 타격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미국의 봉쇄(선박 통행을 막는 조치)가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의도는 협상 교착을 깨는 데 있다.
또 WSJ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적인 폭격 작전을 다시 시작할 수도 있으나, 당국자들은 그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지역 불안정 심화 우려와 장기전(오랜 기간 이어지는 전쟁)에 대한 대통령의 반감이 근거로 제시됐다.
보도에 포함된 또 다른 방안은 단기 봉쇄를 실시하는 동안 미국이 동맹국들에 호위 임무(선박을 보호하며 통과시키는 군사 작전)를 장기적으로 맡도록 압박하는 구상이다. WSJ는 어떤 결정도 시점을 제시하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면서 에너지 시장의 단기 위험이 커지고 있다. 전 세계 해상 수송 원유의 약 25%가 이 ‘초크포인트’(병목 지점: 특정 구간이 막히면 전체 물류·공급이 흔들리는 곳)를 통과한다. 봉쇄나 군사 행동이 현실화하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선물(미래 인도 시점의 원유 가격을 미리 정해 거래하는 계약)에 대한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매수가 유리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공급 차질 가능성은 아직 시장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이 상황은 과거 충격을 떠올리게 한다. 2019년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 당시 브렌트유 선물은 하루 만에 약 20% 급등했다. 해협 봉쇄는 글로벌 공급에 훨씬 크고 지속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급격한 가격 상승에 수익이 나는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따라 가치가 움직이는 금융상품)이 핵심 대응 수단으로 거론된다.
이에 따라 시장 변동성(가격 등락 폭) 급등에도 대비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변동성지수(VIX·S&P5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시장 불안 심리를 수치화한 지표)는 2022년 초 지정학적 혼란기 때 30을 웃돈 바 있으며, 이번에도 유사한 흐름이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투자자들은 VIX 콜옵션 매수 또는 S&P500 같은 광범위한 주가지수에 대한 풋옵션(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활용해 포트폴리오의 하락 위험을 헤지(손실을 줄이기 위한 방어 거래)할 수 있다.
불확실성이 커질 때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한다. 금은 현재 온스당 2,450달러 부근에서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타격이 시작되면 사상 최고치 경신 가능성이 거론된다. 금 선물 또는 금 상장지수펀드(ETF·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 옵션을 통한 매수 포지션이 ‘안전자산 선호’(위험자산을 피하고 안전한 자산을 선호하는 흐름)의 수혜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