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안나 폴슨은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는 편이 낫다고 밝혔다. 그는 차입 비용(대출 금리)이 낮아지려면 물가가 지속적으로 둔화하는 흐름이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통화정책은 ‘완만한 긴축’(경기를 과열되지 않게 식히는 수준)이며, 노동시장이 안정적인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현 수준의 정책금리(중앙은행이 정하는 대표 금리)가 적절하며 물가에 하방(아래로 누르는) 압력을 계속 가하고 있다고 했다. 시장은 금리가 동결될지, 혹은 추가 인상될지의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금리, ‘높은 수준이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
그는 일부 가계가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경제 전반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는 고용시장이 균형을 유지하고 물가가 더 개선될 때에만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성장이 잠재성장률(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 속도)을 웃돌거나 물가 리스크가 커질 경우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고 했다. 지난 회의에서는 정책 문구(중앙은행 성명서의 표현)를 바꿀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이 생산성(같은 시간에 더 많이 만들어내는 능력)과 물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도 했다. 물가와 전망 리스크가 “매우 높다”는 수준이며, 노동시장은 사실상 완전고용(일할 사람 대부분이 일자리를 가진 상태)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란 관련 갈등이 장기화되면 물가 상승과 실업 증가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작성 시점 기준 달러 인덱스(DXY·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 지수)는 99.31 부근으로, 이날 0.33% 상승했다.
포지셔닝(투자 방향 설정)과 헤지(위험회피) 시사점
핵심 메시지는 단기간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현재 정책이 ‘완만한 긴축’으로 평가되는 만큼, 당장 인하가 임박했다고 보고 베팅하기는 어렵다.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소비자가 실제로 사는 물가의 변화)에서 물가가 2.8%로 쉽게 내려오지 않는 만큼, 완화(금리를 낮추는 방향)의 조건도 충분히 충족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장은 동결은 물론 인상 가능성까지 함께 따져야 하는 불확실성 국면이다. 변동성(가격 흔들림) 확대에 대비한 전략도 고려할 만하다. CBOE 변동성지수(VIX·주식시장 불안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가 17 수준까지 오르고 있는데, 이는 앞서 언급된 “리스크가 매우 높은” 상황과 맞물린다. 향후 주요 지표 발표 때 시장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고 보는 투자자에게는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전망을 반영하면 금리가 높게 유지되거나 더 오를 때 유리한 금리 파생상품(금리 변동에 따라 가치가 움직이는 거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5년 말의 짧은 금리 인하 국면 이후 시장은 올해 추가 인하를 어느 정도 반영했지만, 이제는 현실성이 낮아 보인다는 얘기다. 연말 만기 SOFR 선물(담보부 익일금리(SOFR)를 기초로 한 금리 선물)을 매도하는 전략은 바뀐 기대를 활용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달러 인덱스는 99.31 부근에서 유지되고 있으며, 과거 몇 년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는 반면 다른 중앙은행이 완화를 검토한다면 달러에는 하방 경직성(떨어지기 어려운 ‘바닥’)이 생길 수 있다. 통화정책이 더 비둘기파(금리 인하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통화에 대해 달러 강세 포지션을 옵션으로 구성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반드시 헤지해야 한다. 특히 이란 갈등 우려가 거론된 만큼, 분쟁이 길어지면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생산·운송·유통의 연결 구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WTI 원유 선물에 대해 외가격(out-of-the-money·현재 가격보다 불리한 행사가)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수하면, 갑작스러운 인플레이션 충격에 대한 비용 효율적 방어막이 될 수 있다.
노동시장은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현재 실업률이 4.1%에 불과해 사실상 완전고용처럼 보인다. 향후 비농업부문 고용지표(NFP·미국 월간 고용 증가분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에서 뚜렷한 약화 신호가 나오면 연준의 기조가 바뀔 수 있지만, 당분간은 안정이 이어진다는 가정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포지션은 유연하게 가져가되, 물가와 고용 데이터 변화에 즉각 반응할 수 있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