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BP/USD는 수요일 상승세를 멈추고 1.3570 부근에서 거래됐다. 미국과 이란의 대화 재개 기대가 약해지면서 낙관론이 누그러졌다. 미국 주식은 상승을 이어갔고, 미 달러화는 6주 저점에서 반등하며 안정됐다.
시장은 미국-이란 휴전이 향후 몇 주 더 이어질 수 있다는 보도에 반응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국방부가 중동에 추가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군은 아심 무니르(Asim Munir) 육군 원수가 테헤란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미국 금리·지표 체크
미국 수입·수출물가 지표는 시장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금리가 “상당 기간” 동결될 가능성이 크며, 당장 정책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연은=미국의 지역 중앙은행, 금리 동결=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리지 않고 유지)
시장은 영란은행(BoE)이 연말까지 총 38bp(베이시스포인트·0.01%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은 천연가스 수입 의존도가 높아 에너지 가격이 약 40%까지 오른 바 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항로가 정상화되면(세계 원유·가스 운송의 핵심 해상 통로) 긴축(금리 인상 등으로 경기 과열을 누르는 정책) 기대는 약해질 수 있다.
영란은행 위원 메건 그린은 물가 압력을 여전히 우려하며, 에너지 충격의 영향이 나타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영국의 2월 GDP(국내총생산)는 전월 대비 0.0%에서 0.1%로 개선될 전망이다. 미국은 4월 11일로 끝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고용 둔화 여부를 보여주는 고빈도 지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GBP/USD는 1.3573에 거래되며 50·100·200일 단순이동평균선(SMA·최근 N일 종가의 평균) 밀집 구간인 1.3428 위에 있었다. 지지선(하락 시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는 가격대)은 1.3490~1.3492와 1.3428로 제시됐다.
바뀐 시장 환경
2025년 이맘때 시장은 이란 분쟁으로 인한 에너지 충격 속에서 영란은행이 매파적(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에 적극적) 태도를 보인다는 점에 움직였다. 미 연준(Fed)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돼 GBP/USD 강세 논리가 뚜렷했다. 이는 영국에 유리한 금리 차(두 나라 기준금리의 격차)가 확대된다는 관측에 기반했다.
하지만 지난 1년 사이 상황은 크게 달라졌고, 그 거래(파운드 매수·달러 매도)가 더는 단순하지 않다. 중동 긴장이 완화되며 에너지 가격이 안정돼 영란은행이 공격적으로 긴축할 주된 이유가 약해졌다. 이후 영국 인플레이션도 둔화됐고, 영국 통계청(ONS) 최신 자료에서 CPI(소비자물가지수·가계가 체감하는 물가)는 2.8%로 2025년 급등기 고점보다 낮다.
반면 미국 경제는 예상보다 견조했다. 그 결과 연준은 2025년 전망만큼 비둘기파적(금리 인하에 적극적)이지 못했다. 2026년 1분기 미국 성장률은 1.9%로 견실했고, 근원 인플레이션(변동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물가)은 전년 대비 약 3.2%로 내려오지 않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달러가 지지되며, 파운드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됐던 금리 우위가 약해졌다.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가치가 변하는 옵션·선물 등) 거래자 입장에서는, 중앙은행 정책 차이에 베팅하는 ‘방향성’ 전략보다 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해졌다. GBP/USD의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변동성 기대치)은 지난해 지정학적 긴장 국면의 고점에서 낮아져, 옵션을 비싸게 사서(롱 옵션) 수익 내기엔 매력이 줄었다. 현재로선 박스권(일정 범위 내 등락) 흐름이나 완만한 하락에 유리한 전략이 더 적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