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12일(현지시간) 상승하며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했다. WTI는 99.40달러에 거래돼 당일 시가(96.46달러)보다 약 3달러 높았지만, 전장 종가(99.57달러)보다는 낮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을 풀어내는 데 미군이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중립국을 향한 “인도주의적 제스처”라고 설명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Hormuz Tensions And Market Reaction
이란 당국은 해당 수로(호르무즈 해협)를 계속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또 호르무즈에서의 어떤 조치도 휴전 위반이라며, 해협을 “전력(가용 전력 전부)”으로 방어하겠다고 했다.
한편 OPEC+(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는 11일 하루 18만8000배럴(bpd·하루 생산량) 증산에 합의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물류·수출이 막히면서 실제 공급이 제한돼, 이번 증산 결정이 가격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2025년에도 호르무즈 이슈가 헤드라인을 장악하면서 유가가 100달러로 급등한 바 있다. 당시 가격 급등은 ‘지정학적 공포 프리미엄(분쟁·제재 등 정치 리스크를 반영해 가격이 추가로 붙는 부분)’이 주도했지만, 이후 이 프리미엄은 약해졌다. 현재 WTI는 배럴당 81달러 안팎의 비교적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며, 공급·수요 같은 기초 여건(펀더멘털)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
2025년 급변동에 대한 기억은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에 포함된 기대 변동성)을 높게 유지시키고 있다. 현재 CBOE 원유 변동성 지수(OVX·원유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시장의 예상 변동성을 수치화한 지표)는 33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시장이 비슷한 충격 재발 위험을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시간가치 감소(시간이 지날수록 옵션 가치가 줄어드는 성질)를 활용하고, 가격이 크게 움직이지 않을 때 유리한 전략을 검토할 만하다.
Supply Demand And Positioning
2025년처럼 OPEC+ 물량이 막혀 공급이 묶였던 상황과 달리, 현재 시장은 공급이 비교적 충분하다. 미국 원유 생산은 일일 1330만 배럴을 웃도는 ‘거의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며, 잠재적 차질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 OPEC 비회원국(비(非)OPEC) 생산이 견조한 점은 유가가 의미 있게 더 뛰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의 핵심 근거다.
수요 측면에서는 성장세가 안정적이지만 폭발적이지는 않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전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11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중국·인도 등 아시아 시장의 소비가 주도하는 흐름이다. 이런 ‘완만한 수요’는 가격 하단을 지지할 수 있지만, 큰 폭의 랠리를 촉발할 정도로 강하진 않을 수 있다.
이런 배경을 고려하면, 향후 몇 주는 박스권 장세(일정 범위 안에서 오르내리는 흐름)에 대비하는 포지셔닝이 적절해 보인다. 외가격(OTM·현재 가격보다 멀리 떨어진 행사가) 풋·콜 매도, 또는 아이언 콘도르(상단·하단에 동시에 스프레드를 구성해 가격이 일정 범위에 머물면 이익이 나는 옵션 전략) 구성이 프리미엄 확보에 유리할 수 있다. 향후 한 달 기준 유력한 거래 범위는 하단 75달러, 상단 88달러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