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요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곧 끝날 것이며 미국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발언은 이란과의 사안을 직접 논의할 수 있었던 파키스탄 방문 대표단을 트럼프 대통령이 취소한 뒤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사건도 승리를 추구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이란이 미국에 연락해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화는 전화로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발언과 시장 배경
그는 이란 측 접촉 가운데 일부는 합리적이고 일부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며, 이란이 현명하게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미국과 유럽 중심의 군사동맹)가 이란 문제에서 미국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협상의 일부로 이란의 핵물질을 확보하겠다고 언급했다. 핵물질은 핵무기나 원자력에 쓰일 수 있는 우라늄 등 방사성 물질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더 할 수 있다”고 했고 “훨씬 더 나빴을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작성 시점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1.25% 오른 배럴당 94.30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미국산 원유의 대표 가격(국제 거래에서 기준이 되는 ‘벤치마크’ 가격)으로, 오클라호마주 쿠싱(Cushing) 저장·인도 거점을 통해 거래된다. 시장에서는 품질 특성을 설명할 때 ‘라이트(가벼운 원유)’와 ‘스위트(황 성분이 적은 원유)’라고 부른다.
WTI 가격은 주로 수급(공급과 수요)에 의해 움직이며, 지정학(국가 간 갈등·전쟁 등), 제재,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의 결정, 달러 가치의 영향을 받는다. 미국석유협회(API·업계 단체)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미 정부 기관)이 매주 발표하는 재고 보고서는 유가를 흔들 수 있는데, 두 기관의 수치는 75%의 경우 1% 이내로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다.
유가 변동성과 매매 시사점
트럼프 대통령의 ‘임박한 충돌’과 ‘승리’ 언급은 지정학적 위험이 커졌다는 강한 신호다. 이는 중동을 통과하는 원유 공급을 직접 위협하며, 이런 우려가 시장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실제로 WTI는 배럴당 95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이번 상황은 에너지 시장에서 가격이 빠르게 오르내리는 ‘급등락(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 향후 몇 주 동안 원유 옵션의 ‘내재변동성’ 상승이 예상된다. 내재변동성은 옵션 가격에 녹아 있는 시장의 변동성 기대치다. 이에 따라 WTI 선물에 대한 콜옵션(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수하거나, 스트래들(같은 행사가격의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수해 큰 변동에서 수익을 노리는 전략) 같은 변동성 매매 전략이 주목될 수 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 시장 반응도 참고할 만하다. 당시 지정학 충격으로 북해산 브렌트유(Brent)가 수주 만에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섰다. 주요 산유국이 연루된 군사 행동에 에너지 가격이 얼마나 민감한지 보여준다. 현재의 강경한 발언 흐름은 외교 채널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비슷하거나 더 빠른 가격 급등이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석유 시장의 기초 여건(펀더멘털)도 이미 빠듯해 공급 차질(공급 쇼크)이 발생하면 충격이 커질 수 있다. 충돌이 발생하면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위협받을 수 있는데, 이 해협은 전 세계 하루 석유 공급의 약 5분의 1이 지나가는 핵심 항로다. 최근 EIA 보고서에서 미국 원유 재고가 지난주 25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공급 차질을 흡수할 ‘완충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오펙플러스(OPEC+·오펙과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의 대응도 주시해야 한다. 이들은 사실상 세계에서 의미 있는 ‘여유 생산능력(스페어 캐파시티, 필요 시 추가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주체다. 향후 며칠간의 판단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증산에 나설 의지가 있는지 보여주는 신호가 될 수 있다. 만약 단기간에 생산을 늘리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내면, 유가 상승 흐름이 더 강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