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Truth.Social)에 “이란 항구로 들어오거나 나오는 선박에 대한 봉쇄를 오늘 4월 13일 오전 10시(미 동부시간, ET·한국시간 14일 오전 11시 / 14:00 GMT)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게시글에는 미국이 해당 시점부터 봉쇄를 집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시장 반응과 변동성 전망
게시글 이후 달러화(USD)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즉각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이 내용은 이날 앞서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이미 공개한 바 있다.
현재 시장이 조용해 보여도 안심하기 어렵다. 실제 봉쇄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앞으로 몇 주 동안 원유 관련 파생상품의 ‘내재 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가격 변동 기대치)’이 크게 뛸 가능성이 높다. 원유 변동성 지표인 Cboe 원유 변동성 지수(OVX·WTI 옵션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변동성 지표)가 연중 저점 부근에서 급등할 수 있어, 변동성 상승에 베팅하는 전략(변동성 매수 전략)이 유리해질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와 가격 영향
이번 봉쇄는 호르무즈 해협(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핵심 해상 통로)을 직접 위협한다. 이 해협을 통해 하루 약 2,100만 배럴, 전 세계 공급의 약 20%가 이동한다. 시장 충격 가능성에 대비해 브렌트유 선물에 대한 ‘외가격(out-of-the-money) 콜옵션(현재 가격보다 높은 행사가를 가진 매수권)’ 매수를 통해 가격 급등 위험에 베팅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WTI보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2019년 사우디 시설 피격 때 브렌트유가 하루 만에 약 20% 급등했던 사례는 상황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란의 원유 수출(하루 약 250만 배럴)이 즉시 시장에서 사라지면 글로벌 수급 균형이 크게 타이트해진다. 산유국 협의체인 OPEC+(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 주요 산유국 연합)의 메시지를 주시해야 한다. OPEC+의 ‘여유 생산능력(추가로 당장 증산할 수 있는 생산량)’이 하루 400만 배럴 미만으로 추정돼 부족 우려를 잠재우기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증산에 소극적이면 유가 상승 전망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
또 브렌트- WTI 스프레드(두 유종 가격 차)도 주목하고 있다. 리스크가 동반구(유럽·중동·아시아 쪽)에 집중되는 만큼 가격 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위험이 커지면 주요 유조선 업체의 보험료와 운항비가 급등할 수 있어 관련 파생상품 거래도 고려 대상이다. 군사적 대치가 장기화될 경우 방산업체에 대한 콜옵션도 수익 기회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