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충돌을 끝내고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기 위한 합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에도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관계 정상화 합의)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고 밝혀, 미·이란 합의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서는 아직 핵심 쟁점이 남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자유 항행’(통행 제한 없이 안전하게 지나갈 권리) 보장 여부, 동결된 이란 자금 수십억 달러를 언제 풀어줄지(동결 해제 일정) 등이 대표적이다. 시장에서는 보도 직후 원유 가격이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6.75% 급락해 배럴당 89.55달러를 기록했다.
원유 시장 변동성과 매매 전략
WTI가 하루 만에 6.75% 급락한 것은 시장이 ‘합의 성사 가능성’을 더 높게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원유 ‘옵션’(정해진 가격에 사고팔 수 있는 권리) 시장의 ‘암시 변동성’(현재 옵션 가격에 내재된 향후 가격 변동 예상치)도 단기간에 뛰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옵션 프리미엄(가격)은 비싸지지만, 이후 가격이 한쪽으로 크게 움직이면 수익 기회도 커질 수 있다.
글로벌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을 고려해 7~8월물 WTI 및 브렌트유 ‘선물’(정해진 시점에 정해진 가격으로 거래하는 계약)에 대한 ‘풋옵션’(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권리) 매수를 검토하고 있다. 제재 이전 수출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면 합의가 이뤄질 경우 이란에서 하루 약 130만 배럴의 추가 공급이 나올 수 있다는 추정이 있으며, 이는 유가를 80달러 초반대로 끌어내릴 수 있다. 지난주(2026년 5월 20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재고 보고서에서 재고가 예상과 달리 줄어드는 ‘서프라이즈 재고 감소’가 있었지만, 이번 지정학 변수 앞에서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
옵션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베어 풋 스프레드’(행사가격이 다른 두 개의 풋옵션을 함께 사용해 비용을 낮추고 손익 범위를 제한하는 하락 베팅 전략)를 우선 고려하고 있다. 가장 큰 위험은 협상이 갑자기 깨지는 경우다. 이 경우 유가가 급등해 해당 포지션이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협상 결렬 신호가 나오면 신속히 포지션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번 흐름은 2015년 JCPOA(이란 핵합의, ‘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체결 전후처럼 시장이 이란산 물량 복귀를 선반영하며 유가가 장기간 약세를 보였던 시기와 닮아 있다. 2026년 1분기 글로벌 수요 증가가 둔화되는 상황이라면, 신규 공급에 대한 가격 민감도는 과거보다 더 커질 수 있어 원유의 하방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
더 넓은 시장 영향과 추가 거래
원유 자체뿐 아니라 파생상품을 통해 에너지 업종을 ‘숏’(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기회도 있다.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펀드(XLE)에 대한 풋옵션 매수를 검토한다. 유가 하락은 생산업체의 실적과 주가에 직접적인 부담이 되는데, 주식 시장은 이 리스크를 아직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을 수 있다.
합의가 성사되면 그동안 VIX를 떠받쳐온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전쟁·분쟁 우려 때문에 자산 가격에 추가로 얹히는 불안 비용)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6월 하순 만기의 VIX ‘선물’ 매도(변동성 하락에 베팅)를 고려할 수 있다. 다만 VIX는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 지수’(S&P5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계산한 공포지수)로, 돌발 뉴스에 민감하게 움직인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