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요일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이란이 합의된 내용을 이행하면 ‘에픽 퓨리(Epic Fury·대이란 군사작전의 코드명)’를 종료하고, 봉쇄를 해제해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을 포함한 모든 국가에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란이 합의에 응하지 않으면 폭격이 재개되며,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과 강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과 달러 반응
시장에서는 발언 이후에도 위험자산 선호(리스크온·주식 등 위험자산을 더 사는 분위기)가 유지됐다. 보도 시점 기준 달러인덱스(DXY·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는 0.7% 하락한 97.80을 기록했다.
현재 시장은 ‘평화’에 베팅하고 있지만, 결과가 ‘합의 성사’ 또는 ‘충돌 재개’로 크게 갈릴 수 있는 이분법적(바이너리) 변수로 보인다. 달러 약세로 나타나는 리스크온 분위기는 이란과의 협상 타결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 협상 타결 기대가 과도하다고 보는 투자자에게는 반대 포지션 기회가 될 수 있다.
관건은 원유 옵션(특정 가격에 원유 선물·현물에 연계된 상품을 살/팔 권리를 주는 파생상품)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 ‘병목 지점(초크포인트·수송로가 좁아져 통과가 제한되는 지점)’으로, 전 세계 석유 소비의 약 21%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따라서 통행 차질은 곧바로 유가에 큰 영향을 준다. 2019년 사우디 시설 피격 당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미국 기준 유종) 선물은 하루 만에 약 15% 급등한 바 있다. 현재 배럴당 약 85달러 수준인 WTI가 전면 충돌로 세 자릿수(100달러 이상)로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런 환경에서는 VIX(변동성지수·미국 S&P5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산출되는 ‘공포지수’)의 ‘외가격(아웃오브더머니·현재 가격에서 멀리 떨어져 당장 행사하면 불리한)’ 옵션이 매력적일 수 있다. VIX는 현재 14 안팎으로 안정적이지만, 2025년 금융 불안 때는 30을 빠르게 넘긴 전례가 있다. 협상 결렬과 군사 행동이 이어지면 시장에 공포와 불확실성이 커져, VIX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권리)이 위험회피(리스크오프·안전자산 선호) 급변에 대한 방어 수단(헤지·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한 거래)이 될 수 있다.
달러 반전 위험
달러도 잠재적 거래 신호를 준다. 달러인덱스 97.80 수준의 약세는 협상 기대를 반영한 결과다. 협상이 무너질 경우 안전자산 선호로 자금이 이동(플라이트 투 세이프티·위험자산에서 벗어나 안전자산으로 옮기는 움직임)하면서 달러인덱스가 100을 재차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과거 지정학 위기 때 반복됐던 흐름이다.
합의 실패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투자자라면 RTX, LMT 같은 방산 대기업의 콜옵션도 고려할 수 있다. 긴장 고조는 군비 지출 확대와 탄약 보충 수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분쟁 초기 국면에서 이들 종목이 급등한 사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