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서부텍사스산 중질유·미국 기준 원유)은 화요일 아시아 초반 101.85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걸프 국가들의 요청에 따라 화요일로 예정됐던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보류했다고 밝히면서 유가가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월요일 트럼프가 페르시아만 동맹국 정상들이 외교를 위한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해 계획된 공격을 취소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만족할 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은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지만, 시한(언제까지 합의해야 하는지)은 제시하지 않았다.
지정학적 위험과 호르무즈 해협
트럼프는 화요일 이란 관련 군사 대응 선택지를 논의하기 위해 국가안보 핵심 참모들과 만날 예정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현재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사실상 봉쇄된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해상 운송 흐름(원유·제품 운반선의 이동)에 계속 영향을 준다. 해협을 다시 열 수 있는 평화 합의가 지연되면 단기적으로 WTI 가격을 떠받칠 수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화요일 늦게 나올 미국석유협회(API)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 API는 업계 단체가 집계하는 주간 재고 통계다.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줄면(재고 감소) 수요가 더 강하다는 신호가 될 수 있고, 재고가 예상보다 많이 늘면(재고 증가) 수요 둔화 또는 공급 확대를 의미할 수 있다.
옵션 전략과 변동성
현재 시장이 더 주목하는 것은 이란 자체보다 남중국해에서 늘어난 해군 활동이다. 남중국해는 중요한 해상 항로(원유를 실은 선박이 지나가는 길)로, 긴장이 높아지면 갑작스러운 유가 급등 위험이 커진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너지 시장을 분석하는 국제기구)의 최근 보고서는 전 세계 해상 원유 거래의 약 3분의 1이 이 지역을 통과한다고 지적하며 위험을 부각했다.
이런 환경에서는 향후 몇 달물 WTI 선물에 대해 외가격 콜옵션(현재 가격보다 높은 행사 가격을 가진 매수 권리)을 매수하는 전략을 고려할 만하다. 유가가 급등하면 수익을 노릴 수 있고, 긴장이 완화되면 손실을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으로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7월물 95달러 콜(행사 가격이 95달러인 콜옵션)을 매수하면 긴장이 격화될 때 상승 구간을 추적할 수 있다.
내재 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가격 변동 예상치)도 오르고 있다. CBOE 원유 변동성지수(OVX·WTI 옵션을 기반으로 계산하는 변동성 지표)가 한 달 사이 28에서 34로 상승했다. 이는 옵션이 더 비싸졌다는 뜻이어서, 포지션은 늦기보다 빠르게 구축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 상승 콜 스프레드(콜을 매수하고 더 높은 행사 가격 콜을 매도해 비용을 낮추는 전략)는 진입 비용을 줄이면서도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시장 수급이 빠듯한 상황(공급 여력이 크지 않은 상태)도 변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미 정부의 에너지 통계 기관)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 재고는 310만 배럴 감소해, 소폭 증가를 예상하던 분석가 전망과 반대로 나왔다. 기초 체력이 강하면 지정학적 충격이 발생할 때 가격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