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약세 요인
최근에는 달러가 강세여도 금이 오르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며 추가 압력이 커졌다. 지난주 말 기준 연방기금금리 선물(Fed Funds futures: 향후 미국 기준금리 수준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는 파생상품)에는 연말까지 0.25%포인트(25bp·bp는 0.01%포인트) 인하조차 반영되지 않았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시장 가격에서 약 0.50%포인트(50bp)에 달하는 인하 기대가 사라졌다. 이 변화는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위험과 맞물려 있다. 금리 인하가 줄거나 금리가 더 높게 유지되면 금을 보유할 때의 기회비용(금은 이자를 주지 않기 때문에 금리 수준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불리해지는 비용)이 커진다. 시장이 금리 인하 기대를 유지하면 금은 반등할 수 있다. 다만 전쟁 장기화 불확실성과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은 연준이 신중한 태도를 취하게 만들 수 있다.거래 시사점과 위험
이런 이유로 향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회의) 회의는 금값에 새로운 지지 요인을 제공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금이 안전자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금은 온스당 5,000달러 부근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란 충돌 이후 약 5% 하락했다. 달러가 급등한 영향이 크다. 달러인덱스(DXY: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는 최근 107.5까지 올라 수개월 만에 가장 강한 수준을 기록했다. 단기적으로는 금에 약세 심리가 우세하다는 의미다. 시장은 연준 기대를 빠르게 재조정하며 올해 예상 금리 인하 폭 약 50bp를 지워냈다. 이는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재상승 우려가 직접적인 배경이다. 지난주 발표된 2026년 2월 CPI(소비자물가지수: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는 3.8%로 예상보다 높았다. 2022년의 급격한 금리 인상 국면에서처럼, 보유 기회비용이 커질 때 금은 약세를 보이기 쉽다. 최근 2주 동안 주요 금 ETF에서 순유출이 30억달러를 넘었다는 점도 같은 흐름을 확인해 준다. 변동성도 높다. VIX(변동성지수: S&P5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시장의 불안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는 28 수준에서 움직이며, 옵션(특정 가격에 사고팔 권리)으로 단순한 매수·매도 포지션을 잡기엔 비용이 비싸졌다. 이런 환경에서는 금 풋옵션(하락에 베팅하는 옵션)을 단순 매수하는 전략이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 감소로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옵션이 비싼 만큼, 높은 변동성과 박스권 또는 완만한 하락 흐름에서 유리한 전략을 검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5,200달러 위 구간의 외가격(out-of-the-money: 현재 가격보다 불리한 행사가격) 콜 스프레드 매도(콜옵션을 동시에 매도·매수해 위험을 제한하는 방식)를 활용하면, 프리미엄을 받으면서 손실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만기까지 금값이 해당 수준 아래에 머물면 이익이 나는 구조다. 약세 관점의 핵심 위험은 다가오는 FOMC 회의다. 시장은 신중한 톤을 예상하지만, 예상보다 비둘기파적(dovish: 금리 인하에 우호적인) 발언이 나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다시 키우면 금값이 급반등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벤트를 앞두고 약세 포지션은 규모를 보수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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