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2026년 1분기(예비치) 국내총생산(GDP·한 나라에서 일정 기간 생산한 재화·서비스의 총합)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0.6%로, 2025년 4분기(0.1%)에서 높아졌다. 시장 전망치(0.6%)와 같았다.
전년 동기 대비 GDP는 2026년 1분기 1.1% 증가해 시장 예상(0.8%)과 2025년 4분기(1.0%)를 웃돌았다. 월간 GDP는 3월 0.3% 늘어 2월(0.4%·기존 0.5%에서 하향 조정)보다 둔화했지만, 시장이 예상한 0.2% 감소를 뒤집었다.
예상 웃돈 성장 지표
3월 산업생산(광업·제조업·전기·가스 등 산업 전반의 생산량 지표)은 전월 대비 0.2% 감소했고, 제조업생산(제조업 부문의 생산량 지표)은 1.2% 증가했다. 두 지표 모두 시장 예상보다 양호했다.
지표 발표 후 파운드/달러(GBP/USD)는 1.3520달러로 0.01% 하락했다. GDP 발표 시각은 GMT(그리니치 표준시) 06:00였다.
영란은행(BoE)은 4월 30일 기준금리(Bank Rate·영란은행이 정하는 정책금리)를 3.75%로 동결했으며,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한 위원이 1명 있었다. 영국의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는 현상)은 전년 동기 대비 3.3%였고, 5월 7일에는 지방선거가 치러졌다.
시장 반응은 제한적
1분기 GDP가 0.6% 늘었지만 파운드화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GBP/USD가 1.3520 부근에서 보합권인 점은, 시장이 과거 지표보다 앞으로의 위험을 더 크게 본다는 뜻이다. 좋은 뉴스에도 오르지 않는 흐름은 의미가 있다.
핵심 변수로는 이란 전쟁의 지속과 5월 7일 지방선거 이후의 정치 불안이 꼽힌다. 투자자들은 영국 자산을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위험을 감수한 대가로 요구하는 추가 수익)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 영국 10년물 국채(길트) 금리와 독일 10년물 국채(분트) 금리의 차이(금리 스프레드·두 금리의 격차)가 5bp(베이시스포인트·0.01%포인트) 이상 확대됐다. 경제지표 개선보다 정치·지정학 위험이 더 크게 반영되고 있다는 신호다.
이런 환경은 영란은행을 어렵게 만든다. 3월 물가상승률 3.3%는 통상 매파적(긴축 선호) 태도를 뒷받침하지만, 분쟁 격화와 국내 불확실성은 하반기 급격한 경기 둔화 위험을 키운다. 인플레이션 스왑(향후 물가 수준을 두고 고정·변동을 교환하는 파생상품) 등 시장 가격은 향후 2년 동안 영국 물가가 3%를 웃돌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어, 영란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완화적으로 움직일 여지가 줄었다.
이런 배경을 고려하면, 향후 몇 주 파운드화 약세 쪽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 1.3650 저항선(가격 상승을 막기 쉬운 구간)을 돌파하지 못한 점은 추가 하락 가능성을 시사한다. 1.3450 지지선(가격 하락을 막기 쉬운 구간)까지의 하락에 대비하거나 수익 기회를 노리기 위해 풋옵션(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