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시장 차질 위험
이란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선박·에너지 시설·유조선이 이용하는 항만에 대한 공격으로, 원유 운송로가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런 흐름이 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원유 4억 배럴을 방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비축해 둔 원유를 시장에 푸는 ‘비상 방출’로, 공급을 일시적으로 늘려 유가 급등을 완화하는 목적이다. 원유시장은 지난해 전개된 사건의 영향으로 긴장이 높은 상태다. 2025년에는 이란과 이스라엘 간 직접 충돌 우려로 핵심 해상 운송로(원유가 지나가는 주요 항로)가 막힐 수 있다는 경계가 커지면서 WTI가 배럴당 94달러를 넘어 급등했다. 공급 차질 공포가 유가를 위로 끌어올리는 쪽으로 시장 심리를 강하게 기울게 만들고 있다. 이 같은 지정학적 긴장은 옵션(미래 가격 변동에 베팅하는 파생상품) 비용을 크게 올린다. 시장이 예상하는 변동성(가격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인 ‘내재변동성’이 높아지면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이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이 나타났는데, CBOE 원유 변동성 지수(OVX·원유 옵션 가격에 반영된 변동성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가 몇 주 만에 50% 넘게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펀더멘털(수급 등 기본 요인)뿐 아니라 변동성 자체가 가격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급격한 등락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트레이더를 위한 전략 고려
유가 상승을 예상하더라도, 전략비축유 방출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2022년 IEA의 대규모 방출은 유가를 고점(배럴당 130달러 부근)에서 진정시키는 데는 도움이 됐지만, 그해 후반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기 전까지 상승 흐름 자체를 바꾸지는 못했다. 비용이 비싼 구간에서도 추가 상승을 노리면서 비용을 제한하려면 ‘불 콜 스프레드’(콜옵션 매수와 더 높은 행사가의 콜옵션 매도를 조합해 수익 범위를 줄이는 대신 비용을 낮추는 전략)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반대로 IEA의 4억 배럴 방출 언급은 유가 급등을 제한하는 강한 상단 요인이다. 이는 2022년 미국이 6개월간 방출한 물량의 두 배를 넘는 규모로, 글로벌 공급을 크게 늘리는 효과가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2026년 글로벌 수요 증가 전망치가 하루 110만 배럴로 크지 않은 상황에서, 분쟁이 더 커지지 않으면 추가 공급이 시장을 쉽게 압도할 수 있다. 상반된 요인이 맞서는 만큼, 방향성을 단정하지 않는 전략도 고려할 만하다. ‘스트래들’(같은 행사가·만기의 콜옵션과 풋옵션을 함께 매수)이나 ‘스트랭글’(서로 다른 행사가의 콜·풋을 함께 매수)은 전쟁 뉴스로 급등하든 IEA 발표로 급락하든 큰 폭의 움직임이 나오면 수익 기회를 노릴 수 있다. 핵심은 방향 맞히기보다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질 것’에 베팅하는 접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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