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수요가 엔화 강세 견인
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위험이 엔화 추가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며, 결과적으로 크로스(서로 다른 두 통화의 환율)인 EUR/JPY에 하락 압력을 줬다. 일본 당국도 환율 변동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일본 재무성의 외환 담당 최고 당국자인 미무라 아쓰시(三村淳) 관료는 월요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구두개입(실제 거래 대신 발언으로 환율에 영향) 가능성이 엔화 강세를 지지할 수 있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들은 월요일 늦게 발언에 나설 예정이다. 이후 시장의 시선은 화요일 발표 예정인 일본의 2월 전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옮겨간다.내재변동성이 ‘거래 대상’이 된다
이같은 지정학적 충돌은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변동성 기대치)을 그 자체로 거래할 수 있는 대상으로 만든다. 예를 들어 2022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통화 변동성이 급등했고, 스트래들(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수하는 전략로 큰 변동을 노림) 같은 롱 볼라틸리티(변동성 상승에 베팅하는) 옵션 전략이 높은 수익을 낸 바 있다. 이런 국면에서는 페어를 직접 공매도(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매도)하는 것보다 옵션을 매수하는 전략이 유리할 수 있는데, 긴장 완화 뉴스로 급반등(짧은 시간에 가파르게 오름)이 나올 때 손실을 제한(리스크를 미리 정해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당국의 경고성 발언은 단순한 말에 그치지 않고 엔화 강세에 힘을 실었다. 당시 일본의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등 변동이 큰 품목을 제외해 물가 흐름을 더 잘 보여주는 지표)가 일본은행(BOJ)의 2% 목표를 1년 넘게 웃돌아, 당국이 자국 통화를 방어할 명분이 있었다. 이런 펀더멘털(기초 여건) 환경에서는 안전자산 자금 유입이 정책 방향과도 맞물리며, EUR/JPY 하락에 베팅하는 포지션(투자 방향)이 더 탄탄해질 수 있다. 향후 몇 주간의 핵심 변수는 일본 CPI 발표였다.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일본 당국의 강경 대응을 뒷받침해 EUR/JPY에 추가 하락 압력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베어 풋 스프레드(풋옵션을 매수하고 더 낮은 행사가의 풋옵션을 매도해 비용과 최대손익을 제한하는 전략) 같은 옵션 조합으로 리스크를 통제하면서 추가 하락에 대응하는 구조가 유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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