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달러는 21일 아시아 초반 거래에서 미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다. 위험회피(risk-off) 심리가 확산되면서 AUD/USD는 0.7005 부근으로 밀렸다. 이번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가 전쟁 재개를 경고한 가운데 JD 밴스가 임시 평화 협정 하에서 초기 협의를 진행했음에도 미·이란 외교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재점화된 데 따른 것이다. 또한 테헤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폐쇄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중동 분쟁의 장기화 우려가 이어지며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됐고, 달러는 피난처 수요의 지지를 받았다.
미국 통화정책 기대도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더 매파적 기조에 베팅을 늘리고 있으며, 이란 사태와 연계된 인플레이션 압력이 수개월 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12월 연준 금리 인상 확률을 90%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연준 결정 이전의 61%에서 크게 상승한 수준이다. 호주에서는 호주중앙은행(RBA) 금리 기조와 원자재 흐름에 대한 민감도가 여전하다. 철광석 수출은 2021년 기준 연간 1,180억 달러 규모로, 중국 수요가 무역수지의 핵심 동인으로 작용한다.
위험회피 거래와 호주달러의 취약성
미·이란 상황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재차 커진 만큼, 우리는 위험민감 통화에 대해 보다 방어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호주달러는 투자자들이 미 달러 같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할 때 특히 취약하다. AUD/USD는 중요한 심리적 지지선인 0.7000을 전후로 추가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 같은 시각은 주요 중앙은행 간 정책 경로의 괴리로 강화된다. 최근 미국 CPI가 3.8%의 인플레이션을 나타내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굳어졌고, 연방기금금리 선물은 12월 인상 확률을 92%로 반영하고 있다. 반면 호주의 최근 물가는 2.9%로 비교적 관리 가능한 수준이어서 RBA는 동결 기조를 유지할 여지가 있다.
원자재 약세와 전략적 포지셔닝
호주달러를 지탱하던 펀더멘털도 약화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수요를 제약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철광석 선물 가격은 지난 한 달간 8% 하락해 톤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이는 호주의 수출 수익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며 통화가치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호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최근 지표도 우호적이지 않다. 5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4.5%로 둔화돼 시장 기대를 하회했고, 경기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경기의 약화는 호주 원자재 수요 감소로 이어져 호주달러에 상당한 역풍이 된다.
향후 몇 주 동안 우리는 AUD/USD 하락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약세 포지션의 위험을 명확히 제한할 수 있도록 행사가가 0.7000 아래인 풋옵션 매수를 고려하고 있다. 내재변동성은 이미 지난달 9%에서 12% 이상으로 상승해, 시장이 통상보다 큰 가격 변동을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시장 행태는 2003년 이라크전 초기 국면 등 과거 위험회피 국면을 연상시킨다. 당시 AUD/USD는 자금이 공격적으로 미 달러로 유입되며 수주 만에 거의 8% 하락했다. 역사적으로 중동 지역의 중대한 분쟁 국면에서는 달러의 안전자산 매력이 시장 심리를 지배하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