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전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월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직전치 2.5%에서 둔화됐다.
최근 일본의 핵심 인플레이션(변동이 큰 식품·에너지를 뺀 물가 상승률)이 2.4%로 내려온 것은 물가 상승 압력이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BOJ)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은 다소 완화될 수 있다. 2026년 2분기에 빠른 속도로 연속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줄일 신호로 해석된다. 이 지표는 2024년 정책 전환 이후 강화되던 매파적(긴축 선호) 분위기에 제동을 건다.
Implications For Currency Strategy
외환 시장에서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이 다시 부각된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낮은 금리의 엔화로 자금을 빌려(차입) 금리가 더 높은 통화 자산에 투자해 금리 차이에서 수익을 노리는 전략이다. 미·일 금리 격차는 당분간 크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엔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수십 년 만의 수준이다. 엔화 약세 또는 엔화가 크게 강해지지 않는(약세·횡보) 국면에서 유리한 전략을 검토할 만하다. 예를 들어 달러 대비 엔화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엔화를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가가 높은 ‘외가격(out-of-the-money·현재 환율보다 불리한 행사가)’으로 매도해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을 받는 방식이다.
이런 환경은 일본 주식에도 우호적이다. 닛케이225 선물의 매수(롱) 포지션도 고려할 수 있다. 금리 인상 속도가 느리면 기업의 차입 비용이 예상보다 덜 빠르게 오르고, 이는 기업 이익률(매출 대비 이익 비율)을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근 발표된 분기 기준으로 기업 이익률은 평균 8% 증가했다. 2025년에는 금리 상승이 주가에 미칠 영향을 두고 시장의 불안이 컸지만, 현재는 그 우려가 잦아드는 모습이다.
채권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둔화가 일본국채(JGB·일본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 금리(수익률)가 예상만큼 가파르게 오르지 않을 수 있음을 뜻한다. 현재 10년물 JGB 금리는 1.1% 안팎인데, 단기간에 1.5% 수준으로 올라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런 안정 구간에서는 금리가 일정 범위 안에 머무를 것에 베팅하는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에 연동되는 계약) 전략이, JGB 선물을 단순 매도(숏)해 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전략보다 더 매력적일 수 있다.
최근 ‘춘투(Shunto·일본의 봄철 임금 교섭)’ 결과도 같은 흐름을 뒷받침한다. 평균 임금 인상률은 약 4.6%로 나타났다. 이는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실질임금(명목임금에서 물가 상승분을 뺀 임금)의 개선에 기여한다. 다만 2025년에 기록했던 5.2%의 큰 폭 인상보다는 완만해졌다. 임금 상승세 둔화는 일본은행이 다음 정책 결정을 서두르기보다 상황을 관망할 여지를 넓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