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JPY는 수요일 185.00선 바로 아래에서 182.05까지 하락한 뒤 183.40까지 반등했다. 다른 엔화 교차통화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일본 재무성의 시장 개입 가능성이 다시 거론됐다.
일본은 통화시장 개입 여부를 통상 언급하지 않지만, 지난주 공개된 일본은행(BOJ) 자료는 재무성이 지난주 목요일 엔화 방어를 위해 5조4,800억엔(약 350억달러)을 사용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전직 일본 당국자도 골든위크(일본의 연휴 기간) 중 추가 조치 가능성을 경고했다.
개입 리스크 재부각
가타야마 사츠키 재무상은 이번 주에도 투기적(단기 차익을 노린) 엔화 매도에 대응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회의에서, 지난해 미국과 함께 서명한 공동 성명에 따라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유로존 지표로 옮겨간다. 독일과 유로존의 4월 HCOB 서비스 PMI(구매관리자지수·기업 경기 설문으로 경기 확장/위축을 가늠하는 지표) 확정치, 3월 PPI(생산자물가지수·기업 출고 단계 물가) 등이 예정돼 있다. 일본에서는 목요일 아시아 장에서 근로자 현금수입(임금 지표)과 일본은행의 최근 통화정책회의 의사록(회의 논의 내용 기록)이 공개된다.
현재 EUR/JPY가 195.50선 부근에서 거래되는 상황에서는 일본 당국의 개입 위험이 다시 익숙하게 느껴진다. 2025년 5월 전후로 의심되는 개입이 발생했을 때, 환율이 몇 시간 만에 300핍(pip·외환에서 쓰는 최소 가격 변동 단위) 급락했던 사례가 떠오른다. 지금처럼 고점 구간에서는 또 한 번의 급락이 나올 수 있는 구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2025년 개입 당시 데이터를 보면 재무성이 통화 방어를 위해 약 5조4,800억엔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당국이 ‘투기적 움직임’으로 규정한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큰 금액도 쓸 의지가 있음을 보여줬다. 이 전례가 현재 시장 참가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다.
기초 여건(펀더멘털)은 여전히 엔화 약세에 무게를 두고 있어 긴장감을 키운다. 금리 차가 크게 벌어진 상태로, ECB(유럽중앙은행) 정책금리는 3.0%인 반면 BOJ 금리는 0.5%에 그친다. 이 차이는 높은 금리 통화를 사서(유로 매수) 낮은 금리 통화를 파는(엔화 매도) 캐리 트레이드(금리 차를 노린 거래)를 부추긴다. 최근 유로존 근원물가(변동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물가)가 2.7%로 견조하게 유지된 점은 ECB의 추가 금리 인하 속도가 느릴 수 있음을 시사해, 엔화 약세 압력을 이어갈 수 있다.
옵션 변동성 상승 가능성
파생상품(기초자산에서 파생된 금융상품) 투자자 입장에서는 엔화 관련 통화쌍의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변동 예상치’)이 크게 뛸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2025년 개입 국면에서는 USD/JPY 1개월 내재변동성이 약 8%에서 12% 이상으로 급등하며 옵션(특정 가격에 사고팔 권리)이 크게 비싸졌다. 이번에도 비슷한 급등이 나타날 수 있어, 변동성이 더 오르기 전에 포지션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EUR/JPY 풋옵션(환율 하락 시 이익이 나는 옵션)처럼 하락 위험을 막는 수단을 매수하는 전략이 유리할 수 있다. 개입으로 환율이 급락할 경우 직접적인 수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개입 우려가 커질수록 이런 옵션의 비용(프리미엄·옵션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한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