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 히미노 료조 부총재는 중동 분쟁이 일본 경제와 물가(인플레이션) 전망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시기와 속도를 조절하되, 추가 금리 인상(기준금리를 올리는 조치) 가능성을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 발언에서 분쟁이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리고 전 세계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경우, BOJ의 기본 전망(기준 시나리오)이 빠르게 바뀔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일본 국채 금리(국채 수익률)가 1996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오른 상황에서, BOJ의 물가 통제 의지에 대한 시장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통화 완화(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시중에 돈이 돌도록 하는 정책)를 적절한 속도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BOJ 인사들의 매파적(금리 인상에 적극적인) 기조를 이어갔고, BNY는 시장이 6월 인상 가능성을 더 반영했다고 전했다.
금리 인상 기대와 시장 포지셔닝
일본은행 인사들이 뚜렷한 변화 신호를 보내면서, 6월 14일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날 발표된 5월 도쿄 근원 CPI(변동이 큰 신선식품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해 물가의 흐름을 보는 지표)는 2.8%로, 시장 예상치(컨센서스) 2.6%를 웃돌았다. 초저금리 수준의 완화 정책을 계속할 수 있는 여지가 생각보다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일본 금리 상승에 대비한 전략이 거론된다. 10년물 일본 국채(JGB) 금리는 1.15%까지 올랐고 추가 상승 전망도 제기된다. 이에 국채선물 매도(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숏’ 포지션) 같은 대응이 언급된다. 이는 중앙은행이 더 강하게 긴축(금리를 올리거나 유동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시장의 재평가를 반영한다.
환율·주식시장 파급
이 같은 매파적 기조는 최근 약세였던 엔화에 지지 요인이 될 수 있다. 달러/엔(USD/JPY)에서 풋옵션(해당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로, 보통 환율 하락에 대비하는 수단) 매수 전략이 거론되는데, 금리 인상은 미국과의 금리 격차(금리 차)를 줄여 엔화 매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OIS(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왑: 하루짜리 기준금리 수준을 바탕으로 향후 금리 기대를 반영하는 금리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다음 달 인상 확률을 70%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차입 비용(돈을 빌릴 때 드는 이자)이 오르면 통상 주식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에 닛케이225에 대해 신중론이 커질 수 있으며, 지수 풋옵션 매수 같은 헤지(가격 하락 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어 전략)가 거론된다. 금리 조정의 시점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시장 변동성(가격이 크게 오르내리는 정도)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