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유가 상승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늘어나자 외환보유액을 방어하기 위한 긴급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논의되는 방안에는 연료 가격 인상, 금 및 전자제품 수입 제한, 수입업체에 대한 환헤지(환율 변동 위험을 미리 줄이는 거래) 규정 강화 등이 포함된다.
인도중앙은행(RBI)은 인도 루피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루피 방어를 위해 시장에 개입해왔다. 외환보유액은 5월 1일 기준 6,907억달러로 집계됐다.
논의 중인 정책 옵션
추가로 연료 사용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대국민 메시지로는 1년간 금 구매를 자제하고 해외여행을 줄이자는 권고도 나왔다.
지난해 이맘때인 2025년에도 유가가 급등하자 정부가 긴급 조치를 검토한 바 있다. 현재 브렌트유(국제 유가 기준)가 배럴당 95달러에 다시 근접하면서 경상수지 적자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되고 있다. 이런 전례는 루피가 큰 압력을 받을 경우 어떤 정책이 나올지 가늠하게 한다.
루피는 이미 달러당 84.75 루피 부근에서 거래되며 사상 최저치에 다시 접근하고 있다. RBI는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급격한 약세(질서 없는 급락)를 막기 위해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개입은 단기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키는 경우가 많아, 시장 참가자들은 85.00처럼 ‘심리적 지지선’(시장 참여자들이 중요한 기준으로 보는 환율 수준) 방어를 위한 RBI의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시장 변동성과 거래 영향
이런 환경은 향후 몇 주 동안 달러/루피(USD/INR) 옵션의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변동성 기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 수입 제한이나 통화 헤지 규정 강화 같은 정책 발표가 갑자기 나올 수 있다는 점이 불확실성을 키운다. 2025년 모디 총리가 금 구매를 줄여달라고 직접 호소했던 사례는 정부가 이런 압력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는지 보여준다.
파생상품(기초자산 가격에서 가치가 파생되는 금융상품) 투자자 입장에서는 변동성 확대와 루피 약세 가능성을 반영한 전략을 고려하게 된다. 단기 만기 USD/INR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달러를 살 수 있는 권리) 매수는 추가 약세에 대비한 헤지(위험 회피) 또는 투기적 포지션이 될 수 있다. 반대로 RBI 방어가 강하게 작동한다면, 외가격(out-of-the-money·현재 환율보다 불리한 행사가의) 콜옵션을 매도해 높아진 변동성에서 프리미엄(옵션 판매 대가)을 얻는 전략도 거론될 수 있다.
근본 문제는 에너지 수입 비용이 경상수지 적자를 키운다는 점이며, 최신 수치에 따르면 경상수지 적자는 GDP의 1.5%까지 확대됐다. 2025년에는 외환보유액이 약 6,910억달러로 더 많았던 시점에 이런 논의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당국의 대응 압력이 더 클 수 있다. 루피에 노출(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이 발생하는 상태)된 시장 참여자라면 정부가 예고 없이 방어 정책을 재도입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