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은 28일(수) 달러가 반등하고 위험 선호가 중립으로 돌아서면서 1% 넘게 하락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교착될 수 있다는 관측이 퍼진 영향이다. 금 현물(XAU/USD)은 4,443달러에 거래돼 3월 30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란이 우라늄(핵연료 물질) 포기를 하지 않으면 제재 완화는 없다”고 말한 뒤 달러(그린백·미국 달러를 뜻하는 시장 용어) 수요가 강해졌다. 백악관은 이란 국영 TV가 보도한 ‘미국 협상단에 전달된 초안 내용’도 부인했다.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DXY·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종합 지수)는 0.06% 오른 99.20을 나타냈다. 한편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뉴질랜드 준비은행)은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매파적(금리 인상에 더 무게를 두는) 신호를 내,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충격 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 인사 발언과 정책 기대치 재조정이 금에 부담을 줬다. 프라임 터미널(시장 데이터 단말기)에 따르면 Fed 의장 케빈 워시 체제에서 연말 즈음 금리 인상이 이뤄질 확률이 약 50%로 반영됐다. 고용 지표는 엇갈렸다. ADP 고용변화(민간부문 고용 추정치)의 4주 이동평균은 4만750명(수정치)에서 3만5750명으로 낮아졌다. 차트상 금은 4,401달러까지 밀린 뒤 소폭 반등했다. 지지선은 4,400달러, 다음은 4,098달러로 제시된다. 저항선은 4,500달러, 4,550달러, 4,600달러이며 50일 단순이동평균선(SMA·최근 50거래일 가격 평균)은 4,636달러다. 중앙은행 매수는 구조적(장기적으로 깔리는) 수요 요인으로 남아 있다. 2022년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1,136톤(약 700억달러 규모)이었다.
기술적(차트) 전망과 하락 위험
4,500달러선을 강하게 이탈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금값이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달러 강세가 가장 큰 부담 요인(역풍)이며, 이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기술적 흐름도 나빠지고 있다. RSI(상대강도지수·가격 상승·하락의 힘을 0~100으로 나타내 과열 여부를 보는 지표)가 ‘과매도(너무 많이 내려 반등이 나올 수 있는 구간)’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하락 모멘텀(내리는 힘)이 강하게 나타나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는 신호다.
거시(경제) 요인과 전략
시장은 미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물가가 쉽게 꺾이지 않으면서 중앙은행이 매파적 태도를 유지하는 점에 반응하고 있다. 최근 지표도 이를 확인해 준다. 4월 미국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에서 변동이 큰 식품·에너지를 뺀 물가)는 2.9%로, Fed 목표(통상 2%대)를 여전히 웃돈다. 그 결과 CME FedWatch(선물가격을 바탕으로 정책금리 확률을 계산하는 도구)는 2026년 말까지 최소 1차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의 60%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달러를 지지하고, 이자가 나오지 않는 자산(무이자 자산)인 금에는 부담이다.
지정학적 긴장(국가 간 갈등), 예컨대 이란 관련 이슈는 현재 금보다 달러로 ‘안전자산 쏠림’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 행동이 바뀐 중요한 신호다. 과거에도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 달러가 강해지면 금의 상승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고, 이런 패턴은 2020년대 초반 금리 인상 국면 이후 반복돼 왔다.
향후 수주 동안은 추가 약세에 대비하며, 4,500달러대로의 반등은 매도 기회로 본다. 4,400달러 지지선 부근 행사가(약정 가격)의 풋옵션(특정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매수하고, 만기는 2026년 6월 말 또는 7월로 노리는 전략을 권한다. 이 전략은 손실 범위가 정해진 상태에서 4,100달러 안팎의 다음 주요 지지 구간으로의 하락에서 수익을 노릴 수 있다.
금 변동성 지수(GVZ·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금의 예상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18.5로 올라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스프레드(옵션을 조합해 비용을 줄이는 전략)를 쓰는 편이 비용 효율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베어 풋 스프레드(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 조합)로 4,400달러 풋을 사고 4,250달러 풋을 파는 방식은 진입 비용을 낮춘다. 급락이 아니라 ‘완만한 하락’을 예상할 때 적절한 접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