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가격이 이란과의 합의 가능성을 반영하며 다시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다만 최근 미국이 이란의 미사일 시설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를 설치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선박을 타격하면서, 기대감은 다소 꺾였다. 현재 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약 10% 낮다. 그럼에도 페르시아만(걸프) 지역의 수출이 곧바로 정상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기뢰 제거, 훼손된 시설 복구, 유조선(원유 운반선) 확보 문제로 즉각 재개보다는 단계적 회복이 예상된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석유 시장이 4분기 말까지 수급 균형을 찾기 어렵다고 본다. 미국에서는 EIA(미국 에너지정보청)가 향후 몇 달 동안 생산이 현재 수준에서 정체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시추 활동이 다소 늘었지만, 생산을 뚜렷하게 늘리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생산이 의미 있게 늘려면 석유 시추 장비(리그) 수가 훨씬 더 크게 증가해야 한다.
Logistical Challenges Undermine Rapid Iranian Oil Return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기본 합의(큰 틀의 합의)’ 기대를 근거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 현재 약 98달러에서 거래되는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이번 가격 하락은 단기 공급 여건보다는 뉴스 헤드라인 가능성에 과도하게 반응한 측면이 크다. 시장은 이란산 원유가 의미 있는 규모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릴 핵심 물류 장애요인을 간과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 제거, 손상된 원유 생산·수출 시설(항만·저장시설 등) 복구, 충분한 유조선 확보에는 수주(몇 주)가 아니라 수개월이 필요하다. 해상 정보(선박 운항·저장 현황을 추적하는 데이터) 보고에 따르면, 이란은 해상 저장(유조선 등에 실어 바다에 보관하는 방식)으로 8000만 배럴 이상을 보유하고 있지만, 합의 이후 수출에 필요한 유조선은 필요한 규모의 4분의 1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공급은 한 번에 복귀하기보다, 점진적으로 시장에 재유입되는 ‘단계적 회복’이 유력하다.
2015년 핵합의 이후에도 이란의 수출이 하루 100만 배럴 늘어나는 데 거의 1년이 걸렸다. 현재는 실제 충돌과 더 광범위한 피해가 동반된 상황이어서, 완전한 생산·수출 능력 복귀까지의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따라서 합의가 체결되더라도 공급 확대 효과는 향후 몇 주가 아니라 2026년 말~2027년 초의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
Muted US Production Response And Market Implications
미국 측에서도 생산 반응이 약해 가격을 끌어내릴 정도의 압박은 제한적이다. 베이커 휴즈(Baker Hughes) 집계에 따르면 미국 석유 리그 수는 652기이며, 유가가 높은데도 최근 6개월 동안 증가율은 5% 미만에 그쳤다. 생산이 크게 늘려면 리그 수가 750기를 훨씬 웃돌아야 하지만, 생산업체들이 투자·지출을 엄격히 관리(자본 지출을 줄이고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기조)하면서 그런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IEA와 EIA의 최근 전망과도 일치한다. 두 기관 모두 4분기 말 이전에 시장이 수급 균형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보고, 여름까지 전 세계 생산이 현재 수준 근처에서 정체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석유 시장이 구조적으로 여전히 ‘공급이 빠듯한 상태(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거나 여유가 크지 않은 상태)’라는 판단을 뒷받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