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는 전날 1% 넘게 하락한 데 이어 화요일 아시아 거래 시간대 배럴당 89.40달러 안팎에서 소폭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 요청에 따라 이란과 이스라엘이 상호 공격을 중단하기로 합의하면서 공급 우려가 다소 완화됐고, 평화 협상 진전 기대도 커지며 가격이 진정됐다.
다만 안정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군이 이스라엘에 대한 타격 중단을 확인한 이후에도 이란과 헤즈볼라를 상대로 한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란 중앙군사령부도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남부 레바논 포함) “이전보다 훨씬 더 가혹하고 더 파괴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일시 중단은 이스라엘이 이란 남서부의 한 석유화학 공장을 탄도미사일 생산에 사용됐다고 주장하며 타격했고, 이에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하이파의 유사 시설을 공격한 공방 이후 이뤄졌다. 앞서 주말에는 이스라엘이 베이루트의 헤즈볼라 거점을 공습했다. 트럼프가 테헤란과의 협상이 결국 유가를 낮출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은 미·이란의 이중 봉쇄로 사실상 폐쇄된 상태가 이어지며 원유·정제연료·천연가스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Underlying Supply Risks Remain High
WTI가 89.50달러 부근으로 내려온 이번 조정을 휴전 뉴스에 대한 ‘즉각적 반응(무릎 반사)’으로 본다. 시장은 이란과 이스라엘 간 공격이 일시적으로 멈췄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양측 발언을 감안하면 기저 공급 리스크는 여전히 극도로 높다.
가장 핵심 요인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중 봉쇄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최근 해운·선박 분석에 따르면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통행량은 정상 수준 대비 여전히 90% 이상 감소해, 하루 수백만 배럴 규모의 물량이 사실상 시장에서 빠져나간 상태다. 이러한 근본적인 공급 압박은 유가의 지속적인 하락을 어렵게 만든다.
이 같은 공급 차질은 재고 지표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지난주 EIA 보고서는 원유 재고가 480만 배럴 감소하는 ‘깜짝’ 감소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고, 봉쇄 영향이 수급을 타이트하게 만들고 있음을 시사했다. 해협 폐쇄가 지속되는 한 재고 감소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
Market Volatility and Positioning Opportunities
OVX로 측정되는 유가 시장 내 내재변동성은 휴전 뉴스로 소폭 낮아졌음에도 45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옵션 시장 참가자들이 단기간 내 큰 폭의 가격 급등 가능성을 여전히 상당히 반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의 평온은 해결이라기보다 ‘일시 정지’에 가깝다.
과거 중동에서의 유사한 일시적 긴장 완화는 종종 재충돌과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2019년 걸프 지역 긴장 당시 변동성 급등 사례만 봐도 시장 심리가 얼마나 빠르게 뒤집힐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테헤란과 텔아비브 양측의 경고는 이번 상황도 다르지 않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요인을 고려할 때, 우리는 이번 가격 약세를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 시장은 취약한 휴전이 붕괴될 수 있는 유의미한 리스크를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수주 내 반등에 대비해 8월물 100달러 콜 등 외가격(OTM) 콜옵션 매수를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