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최근 분쟁 당시 테헤란을 지지했던 국가들에 대해 우대 조치를 시사하는 한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새로운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주중(駐中) 이란 대사가 베이징에서 밝혔다. 이란 측은 해당 비용을 ‘통행료(toll)’가 아니라 ‘수수료(fee)’로 규정했다. 별도로 이란 외무부는 해협 내 기뢰 제거는 양해각서(MoU)에 의해 규율된다며, 제3자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에서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협상과 관련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은 레바논에서의 적대행위 종료와 동결된 이란 자금의 해제를 포함해 MoU의 모든 조항이 이행되기 전까지는 미국과 최종 합의에 나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유종 기준유인 WTI가 주초 69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시장 안일함 대 지정학적 리스크
현재 시장의 평온함과 새롭게 부각되는 중대한 지정학적 리스크 사이에는 뚜렷한 괴리가 있다. WTI 가격이 69달러 부근에 머무는 것은 원유 운송 정상화만을 반영할 뿐, 이란의 새로운 기조를 사실상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향후 변동성 확대를 전제로 한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구상은 중대한 변화다. 이는 사실상 글로벌 핵심 초크포인트(병목 지점)에 대한 새로운 세금으로, 원유 운송 비용을 끌어올릴 것이다. 우리는 이 비용이 소비자에게 직접 전가되면서 유가 상방 압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핵심 해상 요충지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전 세계 석유 액체류 소비의 약 21%가 이 항로를 통과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역사적으로도 이 해협에서의 경미한 교란만으로도 가격이 크게 급등한 사례가 많다. 우리는 전 세계 원유 공급의 5분의 1에 대한 직접적 재무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데도 시장이 지나치게 안일하다고 본다.
1980년대 ‘탱커 전쟁(Tanker War)’ 등 과거 걸프 지역 분쟁을 돌아보면 선박 전쟁위험 보험료가 급등해 원유 비용을 추가로 끌어올렸다. 이미 일부 해운 보험사들로부터 호르무즈 통과 관련 보험료를 재검토하고 있다는 초기 보고가 나오고 있다. 이는 시장이 해당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선행지표이며, 향후 반영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변동성 국면에서의 투자 전략
이 같은 요인을 고려할 때, 우리는 향후 수주 동안 유가 상승과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는 포지셔닝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2026년 9월 만기의 브렌트유 및 WTI 선물에 대한 외가격(out-of-the-money) 콜옵션 매수는 신중한 전략으로 평가한다. 이 접근은 최대 손실을 제한하면서도 유의미한 상방 노출을 제공한다.
최종 평화협상이 MoU의 모든 조항 이행 전까지 교착 상태에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한층 키운다. 이는 최근 충돌로 이어졌던 근본적 긴장이 해소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OPEC+의 공급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잠재적 공급 차질을 상쇄하기가 어려워, 시장은 수년 만에 가장 큰 가격 충격 위험에 노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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