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는 목요일 달러 대비 3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EUR/USD는 1.1600 부근에서 약 80핍(핍: 외환시장에서 환율의 최소 변동 단위) 좁은 박스권에 갇힌 흐름을 보였고, 1.1575 위를 간신히 지켰다. 지정학적 위험이 분위기를 좌우했다. 미국의 이란 추가 공격 보도, 테헤란의 걸프 지역 미군 기지 타격 주장, 쿠웨이트의 미사일·드론 요격 소식이 이어지며 휴전은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중동 산유국 원유 수송의 핵심 해상 통로) 조기 재개 기대를 낮췄고, 브렌트유(국제 유가의 대표 지표)는 전날 92달러 아래로 내려갔다가 94달러 위로 반등했다. 유가 상승은 유로화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책 기대는 하락 압력을 일부 상쇄하고 있다. ECB 워치 툴(시장 금리 파생상품 가격을 바탕으로 정책금리 인상·인하 확률을 추정하는 지표)은 6월 11일 회의에서 예금금리(ECB의 핵심 정책금리 중 하나) 25bp(베이시스포인트: 0.01%포인트) 인상해 2.25%가 될 확률을 91%로 반영한다. 미국에서는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미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 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시장은 물가 압력이 이어졌는지 확인하려 하고 있으며, 이는 연준의 긴축(금리 인상 또는 높은 금리 유지) 기대를 강화해 달러를 지지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EUR/USD는 1.1610 부근에서 거래됐고, 저항선은 1.1660, 지지선은 1.1575로 거론됐다. 하단 구간은 1.1505~1.1525, 상단 목표는 1.1720 이후 1.1790이 제시됐다.
박스권 흐름과 변동성 기회
현재 EUR/USD는 좁은 범위에 갇혀 있으며, 곧 발표될 미국 PCE 물가가 박스권 이탈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 방향을 단정하기보다 큰 변동에 대비하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변동성 확대에 유리한 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사고팔 권리) 전략이 합리적이다.
유로화에는 상당한 압력이 이어지고 있는데, 주된 배경은 이란 관련 충돌 재확대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94달러를 넘어선 점이다. 이는 2022년 에너지 위기 당시 유로화가 달러와의 패리티(1유로=1달러 수준) 근처까지 밀렸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유럽의 에너지 수입 비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에너지 자급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수입 의존이 낮아) 유가가 높은 상태가 지속될수록 과거 경험상 유로보다 달러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ECB 인상 기대와 대응 전략
다만 유로화 하단은 유럽중앙은행(ECB)이 받치고 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 속보치(빠르게 집계한 예비 수치)를 보면 물가상승률이 2.6%로 쉽게 꺾이지 않고 있으며, ECB 목표(2%)를 여전히 웃돈다. 이는 정책 당국의 매파적 발언(금리 인상에 우호적인 태도)을 뒷받침한다. 시장은 6월 ECB 금리 인상 가능성 91%를 반영하고 있어 유로화가 더 급락하는 것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핵심 대응은 변동성 매수로 본다. 롱 스트래들(같은 만기·같은 행사가로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수하는 전략)을 활용해, 현재 수준인 1.1600 근처 행사가로 콜과 풋을 함께 사는 방식이 적절하다. 이는 PCE 발표 이후 EUR/USD가 위든 아래든 크게 움직여 박스권을 벗어나면 수익 가능성이 생긴다.
이 판단은 통화 변동성 지수(옵션 가격에 내재된 예상 변동성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를 봐도 뒷받침된다. 변동성은 높지만 대형 위기 때 수준까지는 아니어서,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지 않은 구간으로 해석된다. 즉, 누적된 긴장이 결국 해소되며 통화쌍이 1.1575~1.1660 채널을 벗어날 가능성에 대비하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