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는 주간 저점에서 반등했지만 24일(현지시간) 달러 대비로는 약세를 이어갔다. EUR/USD는 1.1586까지 밀린 뒤 1.1600선을 회복했지만, 3거래일 연속 하락 흐름은 유지됐다. 추가적인 미국의 이란 공격 보도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이란은 걸프 지역의 미군 기지를 타격했다고 밝혔으며 쿠웨이트는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했다고 전했다. 긴장은 호르무즈 해협(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해상 요충지) 운항 차질 가능성을 키웠고, 브렌트유는 전일 92달러 아래에서 거래된 뒤 94달러를 상회했다.
단기 변동과 별개로, 시장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EUR/USD는 박스권(일정 범위에서 오르내리는 흐름)을 이어갔다. ECB Watch Tool(금리 인상·인하 가능성을 확률로 보여주는 지표)은 6월 11일 회의에서 예금금리(Deposit Rate·ECB의 기준 역할을 하는 정책금리)를 25bp(베이시스포인트·0.01%p) 올려 2.25%로 만들 확률을 91%로 제시했다. 미국에서는 4월 PCE 물가지수(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s Price Index·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 내구재 주문(내구재 구매 규모로 경기 흐름을 가늠),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고용 둔화 여부를 보여주는 주간 지표)에 관심이 쏠렸다. 기술적으로 EUR/USD는 1.1575~1.1660의 80핍(pip·환율의 최소 변동 단위) 범위에서 1.1610 부근에 머물렀다. RSI(상대강도지수·가격 상승/하락 힘의 균형을 보는 지표)는 중간선 아래에 있었고, MACD(이동평균수렴·확산 지표·추세 전환 신호를 보는 지표)는 소폭 음(-)의 흐름이었다. 1.1575를 하향 이탈하면 1.1505~1.1525 구간이 다음 지지대로 거론되며, 1.1660을 상향 돌파하면 1.1720, 이후 1.1790이 열릴 수 있다.
지정학적 긴장과 경제 영향
이란발 긴장 고조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을 피하려는 흐름이 강해져 유로화는 취약한 상황이다. 위험회피(risk-off·안전자산 선호가 커지는 장세) 국면에서는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가 강해지기 쉬워 EUR/USD에 하방 압력이 커진다. CBOE 변동성 지수(VIX·미국 주식시장의 불안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가 이달 초 15 수준에서 19를 웃돈 점도 시장 불안 확대를 보여준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94달러를 넘긴 흐름은 유로화에 부담이다. 유로존은 에너지를 순수입(수입이 수출보다 많은 상태)하는 경제권이라, 미국보다 고유가의 충격에 더 민감하다. 과거에도 2022년처럼 에너지 비용이 빠르게 뛴 시기에는 유럽 경기 둔화로 이어지고 통화가 약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중앙은행 정책과 시장 전략
그럼에도 6월 11일 ECB의 금리 인상 기대는 유로화의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유로존의 최근 물가 지표에서 4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2.7% 상승하며 ECB 목표(2%)를 웃돌아, ECB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강화했다.
미국에서는 지난주 PCE 지표에서 근원 인플레이션(core inflation·변동이 큰 식품·에너지를 뺀 물가)이 2.9%로 예상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연준(Fed)이 긴축적 태도(높은 금리를 유지해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를 쉽게 풀기 어렵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런 중앙은행 간 힘겨루기가 EUR/USD를 현재 박스권에 묶어두는 요인으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