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D/CHF는 화요일 소폭 상승했다. 미국 달러는 미·이란 긴장 재부각으로 안전자산(위기 때 선호되는 자산) 수요가 늘며 지지받았고, 스위스 프랑은 압력을 받았다. 환율은 0.7850 부근에서 거래되며 하루 기준 0.30% 올라 4거래일 연속 하락을 마감했다. 전날 미군은 이란 남부에서 미사일 시설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기뢰(바다에 설치하는 폭발 장치)를 설치하려 했다고 알려진 선박을 겨냥해 “방어적 타격”을 실시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이란 정예군)는 미 공군의 MQ-9 리퍼 드론(무인 공격·정찰기)을 이란 영공 침범 이후 격추했다고 밝혔다.
외교 접촉도 이어졌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잠재적 합의 관련 협의가 “며칠 걸릴 수 있다”고 말했고, 호르무즈 해협은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수로는 사실상 막힌 상태가 이어지며 유가에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분쟁 위험이 붙는 추가 가격)을 얹고, 글로벌 물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전쟁 이후 미국 물가 상승률이 빨라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미 중앙은행)가 금리를 더 오래 높은 수준에 둘 수 있다는 전망이 강화됐고, 시장에서는 연말 추가 인상 가능성을 더 높게 반영하고 있다. 스위스 물가 상승률은 4월 16개월 만의 고점이었지만 스위스중앙은행(SNB·스위스 중앙은행) 목표 범위(0%~2%) 안에 머물렀다. SNB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 비용 상승이 물가를 밀어 올리지만, 프랑 강세가 일부 상쇄하고 필요 시 시장에 개입(외환을 사고팔아 환율을 조정)할 의지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의 관심은 화요일 미국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수요일 스위스 ZEW 경기기대지수(설문 기반 경기 전망), 목요일 미국 PCE 물가로 옮겨간다.
USD/CHF에서 안전자산 자금 흐름과 포지션 전략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커진 만큼, 스위스 프랑보다 미국 달러의 안전자산 매력이 강화될 수 있다. 향후 몇 주 USD/CHF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에 대비한 포지션 구축을 고려할 만하다. USD/CHF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수하면 상승 흐름을 노리면서도 하락 위험을 제한할 수 있다.
시장 변동성은 VIX 지수(미국 주식시장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표) 기준으로 이미 지난주 저점 13에서 18로 뛰어 불확실성이 커졌음을 보여준다. 이런 환경에서는 가격 변동 폭 확대에서 이익을 노리는 전략이 유리해질 수 있으며, 특히 목요일 핵심 미국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두고 더 그렇다. PCE(개인소비지출 물가·미국에서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 지표)가 최근 2.7% 흐름을 웃도는 높은 수치로 나오면, 연준이 매파적(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에 적극적인)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중앙은행 정책 차이와 물가 요인
미국과 스위스 중앙은행의 정책 차이가 더 뚜렷해지고 있으며, 이것이 환율의 핵심 동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선물 시장(Fed 금리 경로 전망을 반영하는 파생상품)은 연말 추가 금리 인상 확률을 40%로 반영하고 있는데, 이는 한 달 전 15%에서 크게 오른 수준이다. 스위스 물가 상승률이 1.4%로 안정적인 만큼, SNB가 통화정책을 더 긴축(금리 인상·유동성 축소)할 유인이 크지 않아 프랑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SNB의 시장 개입 위험에는 유의해야 한다. SNB는 통화 약세가 과도하다고 판단하면 강하게 대응해 온 전례가 있고, 최근 발언도 개입 의지가 크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따라서 USD/CHF 매수 포지션에는 손절매(가격이 역방향으로 움직일 때 손실을 제한하기 위해 자동으로 청산하는 주문)를 촘촘히 적용하고, 급반전(가격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현상)에 대비해 외가격(out-of-the-money·현재 가격에서 멀리 떨어진 행사가)의 저가 풋옵션(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 매수를 통해 헤지(위험을 상쇄하는 방어 전략)하는 방안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