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약 4주 만의 고점에서 소폭 하락했지만, 미 달러가 3월 초 이후 최저 수준에서 반등하면서도 4,800달러 위에서 버텼다. 미·이란 간 장기 합의에 대한 불확실성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으로 달러는 지지를 받았고, 금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란의 유엔 대사는 월요일 시작된 미국의 봉쇄가 주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밝혔고, 이란혁명수비대(IRGC·이란 정예군)는 보복하겠다고 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워싱턴이 이란의 경제 통합을 포함한 더 큰 틀의 합의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으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이란 대화 재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미국 물가 지표는 통화긴축(금리 인상·고금리 유지) 필요성을 약화시켜 달러 강세를 제한했다.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기업이 판매하는 단계에서의 물가)는 전년 대비 3.4%에서 4%로,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 식품·에너지를 뺀 근원 PPI(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해 추세를 보는 지표)는 전년 대비 3.8%였다.
기술적으로 금은 4시간 차트 기준 200기간 단순이동평균선(SMA·일정 기간 가격의 평균으로 추세를 보는 선) 부근에서 상승 우위를 유지했다. 상대강도지수(RSI·가격 상승·하락의 힘을 0~100으로 나타내 과열 여부를 가늠)는 65.5였고, MACD(이동평균 수렴·확산 지표로 추세 전환과 모멘텀을 본다)도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저항선은 4,912.54달러, 이후 5,134.37달러와 5,416.94달러이며, 지지선은 4,756.73달러, 이후 4,600.92달러와 4,408.14달러로 제시됐다.
2025년을 되돌아보면, 금은 이란과의 외교적 돌파 기대와 완만한 생산자물가 흐름의 수혜를 봤다. 그러나 2026년 4월의 환경은 다르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계가 실제로 구매하는 상품·서비스 가격을 반영한 대표 물가 지표)는 전년 대비 3.4%로 물가가 쉽게 내려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물가 고착은 연방준비제도(Fed·미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전망을 크게 낮췄고, 시장은 이제 올해 1회 인하만 반영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이 같은 통화정책 전망 변화는 미 달러를 강하게 만들고, 보통 달러 강세는 달러로 가격이 매겨지는 금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다만 2026년 1분기에 상선 최소 3척이 공격 대상이 되는 등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이 지속되면서, 금에는 지정학적 하방 지지(위험 회피 수요가 가격을 떠받치는 역할)가 남아 있다. 즉, 매파적 Fed(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를 높게 유지하려는 성향)와 안전자산(위기 때 자금이 몰리는 자산) 수요가 충돌하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상반된 힘이 맞서는 만큼, 향후 몇 주간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CBOE 금 변동성 지수(GVZ·금 옵션 가격에 내재된 예상 변동성을 지수로 나타낸 것)는 연초 이후 15% 이상 상승해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 트레이더는 스트래들/스트랭글(옵션 전략: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사서 방향을 맞히지 않아도 큰 변동에서 이익을 노리는 방식)처럼 ‘변동성 매수’ 전략을 검토할 수 있다. 연준 정책이나 지정학 이벤트의 결과를 단정하지 않아도, 큰 가격 움직임 자체에 베팅하는 접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