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는 수요일 주요 8개국(G8) 통화 가운데 약세 흐름을 보였고, 전날 0.8700선에서 저항을 확인한 뒤 파운드화 대비 0.8650선까지 떨어졌다.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20개국) 국내총생산(GDP)과 산업생산 지표가 기대에 못 미친 영향이 컸다. 반면 파운드화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유로존 1분기 GDP(2차 추정치)는 전기 대비 0.1% 성장으로 확인되며, 직전 분기(0.2%)보다 둔화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0.8%로, 4분기(1.3%)에서 낮아졌다.
유로존 지표 부진에 유로 약세
유로존 3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2%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0.3%)를 밑돌았다. 2월 수치는 0.4%에서 0.2%로 하향 조정됐다. 3월 전년 동기 대비 생산은 -2.1%로 감소폭이 2월(-0.8%)보다 확대됐다.
영국에서는 지방선거 부진과 주니어 장관 4명의 사임(보좌급 장관의 사퇴) 이후 정치적 긴장이 계속 주목받았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사퇴 요구에도 불구하고 재임 의사를 밝혔다.
영국은 수요일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많지 않았고, 1분기 GDP는 목요일 공개될 예정이다. 성장률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란 전쟁 여파로 3월 지표는 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6년 성장 흐름 변화
현재는 경제 흐름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유로스타트(유럽연합 통계기구)의 속보치(빠르게 먼저 발표하는 잠정치)에 따르면 유로존 경제는 2026년 1분기 전기 대비 0.3% 성장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1년여 만에 가장 강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영국 국가통계청(ONS) 자료에서는 2026년 1분기 GDP 성장률이 0.2%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물가가 쉽게 내려가지 않는 상황이(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는 상황) 경기 전망을 짓누르고 있다는 평가다.
2025년에 보였던 ‘유로존 부진·영국 견조’와 반대로, ‘유로존 회복·영국 둔화’로 해석될 여지가 커지면서 파운드 강세가 한계에 가까워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향후 유로/파운드(EUR/GBP) 환율이 오를 가능성에 대비한 전략도 거론된다. 예를 들어 현재 현물환율(시장에 즉시 거래되는 환율)보다 약간 높은 행사가(옵션을 행사할 때 적용되는 가격)의 콜옵션(상승에 베팅하는 권리)을 매수해 0.8750선 돌파를 노리고, 만기는 7월 말~8월로 잡는 방식이다.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변동성 기대치)이 낮은 편이면 옵션 프리미엄(옵션 가격)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해 이런 견해를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향후 수주 동안은 중앙은행의 정책 경로가 핵심 변수다. 영란은행(BOE)은 성장 둔화 속에서 완화(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을 느슨하게 하는 것) 압력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경기 개선 조짐과 근원물가(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물가)가 목표(2%)를 웃도는 2.7% 수준이라는 점을 이유로 금리를 더 오래 동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정책 차이는 유로화의 파운드화 대비 강세 요인(상승을 돕는 변수)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