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발발 이후 유로존의 2026년 국내총생산(GDP·한 나라에서 일정 기간에 생산한 재화·서비스의 총액) 성장률 전망치는 1.2%에서 0.8%로 하향 조정됐다. 미국의 2026년 성장률 전망치도 2.5%에서 2.1%로 0.4%포인트 낮아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인플레이션(물가의 전반적 상승) 압력이 커진 데 대응해 기준금리(중앙은행이 정하는 대표 금리)를 최소 한 차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성장 둔화가 뚜렷해지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거나 중단할 수 있다.
같은 기간 달러인덱스(DXY·달러의 가치를 주요 통화 바스켓으로 나타낸 지수)는 96~101 범위에서 움직였다. 유로/달러(EUR/USD·유로 대비 달러 환율)는 1.14~1.21 구간에서 등락했다.
블룸버그의 2026년 말 컨센서스(시장 참여자들의 평균 전망)는 DXY 96.7, EUR/USD 1.20, 파운드/달러(GBP/USD·파운드 대비 달러 환율) 1.35다. 소시에테제네랄의 2026년 말 전망치는 DXY 98.6, EUR/USD 1.16, GBP/USD 1.32다.
유로존의 2026년 성장 전망이 미국보다 더 크게 깎이면서 0.8%까지 내려갔다고 본다. 최근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유로스타트(유럽연합 통계기관)의 1분기 GDP 속보치는 0.1% 성장에 그쳤고, 독일 IFO 기업경기지수(기업 설문으로 산출하는 경기 체감 지표)는 2026년 4월에 12개월 최저로 떨어졌다. 미국과 유럽의 성장 격차가 커지면 유로화 약세 요인이 된다.
ECB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지만,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 이런 기조가 약해질 수 있다고 본다. 2025년 고점 이후 물가상승률(대표 물가 지표)이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긴축(금리를 올리거나 유동성을 줄여 물가를 잡는 정책) 압력도 완화되고 있다. 시장이 ECB의 추가 긴축 의지를 과도하게 반영했을 가능성이 있다.
EUR/USD 연말 전망치는 1.16으로, 시장 컨센서스 1.20을 밑돈다. 향후 몇 주 동안은 유로 약세에 베팅하기 위해 행사가격(정해진 가격으로 사고팔 수 있는 권리의 기준 가격)이 1.17 또는 1.16인 풋옵션(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권리)을 매수하고, 만기는 늦여름으로 길게 잡는 전략을 제시한다. 1.20 이상 구간에서는 외가격(현재 가격에서 멀리 떨어진) 콜 스프레드(콜옵션을 동시에 사고파는 조합)를 매도해 제한적인 상승 여력에서 수익을 노리는 방법도 가능하다.
2025년 달러인덱스가 96~101 범위에서 횡보(좁은 범위에서 등락)했던 시기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미국과 유럽의 성장 차이가 확대되면 달러가 과거 박스권 상단으로 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DXY가 연말 98.6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달러 강세 재개 가능성을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