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D/JPY는 월요일 유럽장 초반 158.90 부근에서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본의 에너지 수입업체들이 비싼 에너지 구매를 위해 미국 달러(USD)를 사려는 목적에서 엔(JPY)을 대규모로 팔았다는 점이 주요 배경으로 거론된다.
유가(원유 가격)는 이란과 오만의 기술팀이 지난주 오만에서 만났다는 보도 이후 장 초반 상승 폭을 줄였다. 협의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안전하게 보장하는 장치(안전 통항을 위한 절차·규칙) 마련에 초점이 맞춰졌다.
유가와 일본은행(BOJ) 전망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며 일본은행(BOJ·일본 중앙은행)이 이른 시일 내 금리를 올릴 것이란 기대를 지지해, 엔화 약세가 더 심해지는 폭을 제한할 수 있다. 지난주 BOJ 정책위원인 마스 카즈유키는 전쟁 장기화로 인한 물가 위험이 이어진다며 신속한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
일본의 기하라 세이지 관방부장관은 정부가 장기금리 등 시장 움직임을 ‘매우 높은 긴박감’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환시장 개입(정부가 환율을 움직이기 위해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는 등 직접 거래하는 조치)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USD/JPY 상승은 달러가 안전자산 수요 둔화로 매도 압력을 받으면서 제한될 수 있다. 이란 외무부는 긴장이 높아지고 외교 환경이 어렵지만, 미국과의 간접 소통 채널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브렌트유가(국제 유가 지표) 가격이 한 달 넘게 배럴당 95달러 위에서 버티는 가운데, 일본 에너지 수입업체들의 달러 수요가 USD/JPY의 하방을 지지(환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도록 받쳐주는 요인)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수급 요인이 최근 USD/JPY 강세의 핵심 배경으로 지목된다.
정책 개입 위험
다만 BOJ에는 부담이다. 일본의 4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에너지·신선식품 등 변동이 큰 품목을 제외해 물가 흐름을 더 잘 보여주는 지표)가 2.9%로, BOJ 목표(2%)를 4개월 연속 웃돌았다. 시장에서는 BOJ가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금리를 올리면 엔화 가치가 빠르게 강해지고(엔고), USD/JPY는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현재 159.00 부근은 과거에도 당국 반응이 급격해졌던 구간에 들어서고 있다. 2024년 재무성이 대규모로 시장에 개입했던 사례처럼, 정부가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설 위험이 매우 높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이 구간에서는 USD/JPY 매수 포지션(상승에 베팅하는 거래)을 보유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
변수는 달러 약세다. 달러는 지난주 미국 소매판매 지표가 기대에 못 미치며 미국 경기 둔화 신호가 나온 뒤 약세를 보였다. 여기에 중동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면 달러의 안전자산 매력도 줄어들어, USD/JPY 추가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
이처럼 상승·하락 요인이 엇갈리면서 USD/JPY 옵션(정해진 가격에 살 권리·팔 권리) 시장의 1개월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변동 예상치)이 12%를 넘었다. 불확실성이 크다는 뜻이며, 단순 콜옵션(오를 때 이익)이나 풋옵션(내릴 때 이익) 매수는 비용이 커질 수 있다. 대신 스트래들(같은 행사가격의 콜·풋을 동시에 매수해 큰 변동을 노리는 전략)이나 스트랭글(서로 다른 행사가격의 콜·풋을 동시에 매수하는 전략)처럼 어느 방향이든 큰 변동이 나오면 수익을 노리는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촉발 요인으로는 당국 개입이나 중앙은행의 예상 밖 결정이 거론된다.